[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최순실 국정농단의 한 단편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며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통령 선거와 교육감 선거 연령을 각각 18세, 16세로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무원의 선거참여도 허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8일 수원 장안구 경기교육청에서 열린 11월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누가 교과서를 쓰는지, 관리하는지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비밀작업으로 교과서를 만들어 놓고 국정교과서를 구매하라는 이런 정책이 어디 있느냐"며 "역사교과서 국정화고시는 그 의도가 비교육적이고 반역사적이었다. 국정화는 반드시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교육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역사를 잘못 가르치면 혼이 없는 사람이 된다'면서 밀어붙인 사업"이라며 "정책 진행을 보면 '최순실 국정농단'의 한 단편 아니었느냐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 교육감은 "교육부는 지금이라도 정책을 수정해 달라"며 "만일 시대착오적 역사교과서가 나온다면 단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어린이집 예산편성에 대해서도 "무리한 통합교과, 통합재정으로 어린이집과 유치원 간 갈등, 정당 간 갈등, 교육청과 경기도 간 이유 없는 긴장관계를 만들었다"며 "2012년 시작한 누리과정의 '누리'라는 이름은 3∼5세 아동과 관계도 없다. 그것이 혹시 새누리나 종교단체와 관계가 있는 건 아닌지 의혹을 품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누리과정은 선거공약으로 본격화된 국책사업"이라며 "대통령이 수사받겠다고 말한 상황인 만큼 대통령 국책사업은 전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육감은 학생과 교사의 정치참여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밝혔다.
그는 "지난 토요일 광화문 집회에 참여한 많은 학생이 질서 있는 모습과 논리 정연하게 주장하는 모습을 보여줘 큰 감명을 받았다"며 "이미 3ㆍ1 항일운동, 4ㆍ19 혁명, 5ㆍ18 민주화운동 등 학생들의 참여는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기폭제 역할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생들의 선거참여는 당연하다"며 "이제는 정말 선거권 연령을 18세로 낮춰야 하며 교육감선거는 16세로 낮추는 것을 정치권에서 심도 있게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육감은 공무원들의 정치참여와 관련해서는 "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영국 등 여러 선진국은 교직원의 정치활동을 완전히 허용한다"며 "헌법도 바꾼다는 데 교직원에 대한 정치참여를 논의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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