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트럼프 여전히 대혼전
[아시아경제 뉴욕 김근철 특파원]초박빙의 대혼전 양상으로 빠져들던 미국 대선이 6일(현지시간) 연방수사국(FBI)의 전격적인 ‘클린턴 이메일 스캔들’ 무혐의 결론 발표로 또다시 출렁이고 있다.
오는 8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 투표 개시가 임박한 상황에서 제임스 코미 국장은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원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 최근에 재개한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 조사 결과 지난 7월의 불기소 권고 결론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코미 국장은 이날 서한에서 “(재수사 방침을 밝혔던) 나의 서신 이후 FBI 수사팀은 다른 범죄 수사와 관련돼 획득한 기기에서 확보한 다량의 이메일들을 검토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우리는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주고받은 모든 문서를 검토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검토에 근거해 우리는 클린턴에 관해 7월에 표명한 (불기소 권고)결론을 바꾸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코미 국장은 지난 달 28일 하원에 보낸 서신을 통해 클린턴 국무장관 시절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수사를 재개하겠다고 밝혀 종반으로 치닫던 미국 대선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FBI는 클린턴의 최측근 수행 비서이자 '문고리 권력'인 후마 애버딘의 전남편 앤서니 위너 전 하원의원에 대한 미성년자와의 ‘섹스팅'(음란한 내용의 문자 메시지) 관련 수사를 벌이다가 그의 컴퓨터에서 다량의 클린턴 국무장관 시절 이메일을 발견했다.
지난 7월 클린턴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에 대해 불기소 결론을 내렸던 FBI의 재수사 방침이 알려지자 낙승이 예상됐던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이 크게 흔들렸고 이후 미국 대선은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요동쳤다.
클린턴 캠프의 브라이언 팰론 대변인은 이날 발표가 나온 직후 “지금이라도 이같은 결정이 나온 것이 다행스럽다”면서 “우리는 어떤 것도 7월의 불기소 결정을 바꿀 수 없다고 확신해왔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속보를 통해 “클린턴의 머리 위에 있던 거대한 먹구름이 걷혔다”며 선거 막판 큰 악재를 털어낸 셈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부통령 러닝 메이트인 마이크 스펜스 인디애나 주지사는 “이날 편지에도 불구하고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개인 서버로 이용해 부당하게 이메일을 사용했고, 그동안 거짓말을 해왔다는 사실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FBI 발표가 직전까지 나온 각종 여론조사는 두 후보가 여전히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의 발표한 조사에서 클린턴과 트럼프는 각각 48%, 4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의 지지율 조사에선 클린턴(45%)은 트럼프(42%)에 근소하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조기투표자가 역대 최고인 전국 3600만명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수 경합 지역에서 민주당원 또는 클린턴 후보에 우호적인 히스패닉계의 투표율이 높았다는 점이 클린턴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뉴욕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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