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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장례미사 엄수…추모 시민 수백명 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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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장례미사 엄수…추모 시민 수백명 결집 5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 앞에서 장례미사를 마치고 나온 백남기 농민의 유족들과 시민들이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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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기하영 기자] 고(故) 백남기씨의 장례미사가 5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진행됐다. 유족과 성직자, 정치인, 시민 등 수백명이 모인 가운데 엄숙하고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고인의 마지막 미사가 이뤄졌다. 백씨의 장례는 지난 9월25일 사망한 지 41일만이다.

장례미사는 염수정 추기경의 집전과 김희중 대주교의 강론으로 엄수됐다.


염 추기경은 "현재 (나라가) 큰 위기와 혼란에 빠져있다. 진정으로 이웃을 위하기보다는 개인주의와 집단주의가 세상을 불의로 얼룩지게 한다"며 "미사를 통해 우리가 생명 고귀함을 잊지 않고 늘 깨어있도록 함께 기도하자"고 말했다.

김 대주교는 "고인은 이웃 나눔을 실천하면서 평생을 사신 의인이었다"며 "이 시간은 저 자신에게도 무척이나 가슴이 아프다. 이 장례미사가 우리 사회가 처한 특별한 상황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김 대주교는 이어 "공권력의 부당한 사용으로 천만금보다 소중한 생명이 죽었는데 아직 공식적인 사과가 없는 처사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국민을 보호해야 할 책임 있는 분이 책임을 지고 사태를 해결해주시실 바란다"고 했다.


이날 백씨의 발인식은 오전 8시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시작했다.


장례는 천주교식으로 이뤄졌다. 장례식장 지하1층 안치실에서 신부들이 모여 5분여간의 발인 미사가 진행됐다. 검은색 옷을 입은 50여명의 시민들도 대기실에서 이 모습을 지켜봤다.


이후 오전 8시7분께 발인이 시작했다. 선두에서는 고인의 아들인 백두산씨가 영정 사진을 들었고, 그 뒤로 백도라지·민주화씨 등 유족들과 시민들이 함께했다.


이들은 엄숙한 표정으로 고인의 마지막을 추모했다. 일부는 슬픔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오전 8시7분께 백씨의 관은 검은색 운구차에 실려 명동성당으로 옮겨졌다. 유족과 친척들은 준비된 대형버스를 타고 이동했고 시민들 역시 개인적으로 이동하며 끝까지 함께 했다.


오전 9시부터 열린 장례미사에는 문재인, 심상정, 윤소하 의원 등 야당 정치인을 비롯해 성직자와 시민 수백명이 모였다. 이들로 넓은 성당이 가득 찼다. 1시간 30분 정도 진행된 미사에서 이들은 내내 고인의 마지막 길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봤다.


백도라지씨는 이 자리에서 "(아버지께서) 70년대 명동성당으로 피신 와 계신 적이 있는데 이렇게 장례미사도 여기서 하게 돼 아버지도 대단히 기뻐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추기경님, 대주교님과 찾아와주신 신부님, 수녀님, 시민 여러분들 모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백남기 장례미사 엄수…추모 시민 수백명 결집 5일 오전 서울 중고 명동성당에서 진행된 백남기 농민의 장례미사가 끝나고 유족들과 시민들이 종로구 르메이에르 빌딩까지 행진하고 있다.


장례미사 이후에는 명동성당을 출발해 백씨가 물대포를 맞아 쓰러진 종로구 르메이에르 빌딩까지 운구 행진이 이어진다. 오후 2시에는 광화문 광장으로 이동해 영결식을 엄수한다. 이후 백씨의 고향인 전남 보성에서 추모문화제를 연다. 백씨의 시신은 6일 오후 5시 광주 망월동 5.18 구묘역에 안치된다.


한편 백씨는 지난해 민중총궐기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뒤 317일 동안 사경을 헤매다 지난 9월25일 사망했다. 그러나 법원이 이날 사인 규명을 위해 시신에 대한 부검영장을 발부하면서 부검을 반대하는 유족 및 시민들과 갈등이 빚어졌다.


이후 경찰이 지난달 28일 부검영장 재청구를 포기하고 1일 백남기 투쟁본부와 유족이 장례 진행 계획을 밝히면서 백씨가 사망한지 41일 만인 이날 발인과 영결식이 이뤄질 수 있게 됐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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