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련한 투수리드로 3연승 견인…김경문 감독 "능구렁이 같은 볼배합에 타자들 당황"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안방마님 양의지(29)가 포수로서 역대 두 번째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도전한다.
두산은 지난 1일 경남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6-0으로 승리했다. 두산은 1~3차전을 모두 이기면서 통계상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을 100%로 높였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한 팀이 1~3차전을 승리한 경우는 아홉 번이고 아홉 번 모두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양의지는 3차전까지 마친 상황에서 가장 유력한 한국시리즈 MVP 중 한 명이다. 양의지가 MVP가 되면 포수로는 1991년 해태 장채근(52·15타수 7안타 8타점)에 이어 역대 두 번째가 된다.
두산은 강력한 선발투수진의 힘을 바탕으로 1, 2, 3차전을 승리했다. 1, 3차전 완봉승을 포함, 막강한 NC 타선을 29이닝 1실점으로 막았다. 더스틴 니퍼트(35), 장원준(31), 마이클 보우덴(30)이라는 강력한 선발진의 힘이지만 그 속에는 노련한 양의지의 볼배합이 숨어 있다.
포수 출신인 NC의 김경문 감독도 양의지 때문에 이번 시리즈에서 NC 타선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김 감독은 "양의지의 머리 속에는 능구렁이가 숨어있다. 타자가 당황하는 볼배합을 한다"고 했다.
양의지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공·수·주에서 활약하고 있다. 타석에서는 3차전까지 12타수 4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3차전 9회초에는 고의사구로 출루해 2루에 진루한 뒤 NC 배터리의 허를 찔러 3루 도루를 성공시키기도 했다.
두산 1, 2, 3차전 선발이었던 니퍼트, 장원준, 보우덴도 MVP 후보로 손색이 없다. 니퍼트는 1차전에서 8이닝 무실점, 장원준은 2차전에서 8.2이닝 1실점, 보우덴은 3차전에서 7.2이닝 무실점 투구를 했다.
니퍼트와 보우덴이 MVP를 받는다면 역대 네 번째 외국인 한국시리즈 MVP가 된다. 지금까지 외국인 선수 중에서는 2000년 톰 퀸란(48·현대·26타수 9안타 3홈런 10타점), 2001년 타이론 우즈(47·두산·23타수 9안타 4홈런 8타점), 2014년 야마이코 나바로(29·삼성·24타수 8안타 4홈런 10타점)가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한국시리즈에서 늘 좋은 모습을 보인 허경민(26)도 후보다. 그는 한국시리즈 세 경기에서 13타수 5안타 3타점을 기록 중이다. 타점은 가장 많고 타율(0.385)도 열 타석 이상 소화한 타자 중 가장 높다. 그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29타수 13안타(1홈런) 6타점의 맹타를 휘둘렀지만 MVP를 정수빈(26·14타수 8안타(2홈런) 6타점)에게 양보해야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