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홍유라 기자]국민의당은 31일 박근혜 대통령 여야 3당 대표 간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국민의당은 일종의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으로 비상을 맞은 현 정국과 관련해 해법을 모색을 위한 자리로 소개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이 자리는 박 대통령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영수회담을 제안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3당 대표와 대통령께 영수회담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영수회담에서) 거국내각, 개헌 등 현재의 모든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자"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박 위원장의 제안은 외견상 정국을 풀기 위한 해법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 위원장이 제안이 순수한 목적의 정국 해법만으로 보기 어려운 대목이 있다.
이미 영수회담을 통해 박 대통령의 심리 상태 등을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이 조심스럽게 제기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같은 날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의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쉬또 젤라찌'(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영수회담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실장이 영수회담을 주장한 이유는 박 위원장이 (공식적으로) 밝힌 이유와는 전혀 다른 이유다. 그는 보고서에서 "상식적인 상황이라면 박 대통령에게 질의응답을 포함한 기자회견을 요구하는 것이 맞겠지만, 쉽지 않아 보이지 않는다"면서 "여야 대표들은 박 대통령이 최소한 수준에서나마 국정을 운영할 지적, 심리적 상태인지 여야 대표들이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 사이에서도 제기됐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정치 능력, 정책 판단 능력이 있는가를 두고 국회와 청와대, 내각이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를 모아 본질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와 관련해 대통령의 판단 능력이 일부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비정상인지를 확인한 뒤 남은 임기를 어떻게 시스템으로 보완해야 하는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성사 가능성은 의문이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때가 되면 봐야겠지만 지금은 아닌 것 같다"면서 “혐의자하고 만나서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냐. 정리가 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국회의장과 3당 원내대표 협상에서 야당이 상설특검과 거국중립내각 구성 제안 등에 반대한 것을 언급한 뒤 "정치공세"라며 항의하며 협상장을 박차고 나오기도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