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푸지아투티, 2014년부터 200여척 폭침시켜…거침없는 언행에도 인기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중국 등 외국 어선의 불법 조업이 날로 심해지자 자국 어장에서 작업 중인 외국 선박을 폭파ㆍ침몰시키는 강경책으로 맞서온 인도네시아가 새삼 주목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2014년 불법 조업에 강경 대응하기로 방침을 세운 뒤 지금까지 240여척의 외국 어선이 가라앉았다.
주변국들의 반발에도 강경책이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인도네시아 내각에서 '별종'으로 취급 받는 수시 푸지아투티(51) 해양수산부 장관의 뚝심 때문이다.
푸지아투티 장관은 2014년 10월 조코위 대통령 정부의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취임할 때부터 거침 없는 입담과 문신, 줄담배, 고등학교 중퇴 및 이혼 경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스스로를 "가방 끈이 가장 짧은 각료"라고 표현했다.
현지 언론들은 그가 장관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그는 인기 있는 유명 정치인으로 떠올랐다.
직설적 화법으로 유명한 푸지아투티 장관의 일상 행동 또한 거침이 없다. 그는 지난 6월 어느 날 자카르타의 한 호텔에서 연설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호텔로 가는 도중 꽉 막힌 도로에서 오도가도 못하게 됐다. 그는 주저 없이 관용차에서 내려 호위 경찰관의 오토바이 뒤에 올라타고 호텔로 곧장 질주했다.
푸지아투티 장관은 중국 등 외국의 불법 조업 어선을 계속 침몰시킬 것인가라는 기자들 질문에 "모든 선박을 예외 없이 가라앉힐 것"이라고 답했다.
수산업은 농업ㆍ임업과 더불어 인도네시아 경제의 14%를 떠받치고 있다. 여기에 종사하는 인구만 수천만명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2014년 인도네시아에서 연간 10억달러(약 1조1400억원) 상당의 물고기가 불법 어획으로 반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때 고갈 위기에 놓였던 현지의 어족 자원은 꾸준한 단속으로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푸지아투티 장관은 불법 어로 중인 외국 어선 폭파 작전이 어족 자원을 다시 늘리고 경제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자평했다. 인도네시아 경제는 올해 4.9~5.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푸지아투티 장관은 자바섬 서부 자와바라트주(州)에서 성장했다. 아버지는 건축 하청업자이고 어머니는 지주로 코코넛 농장에서 일했다. 그러나 남 돕기 좋아하는 아버지 탓에 살림은 늘 쪼들렸다.
그는 고교 시절 수하르토 독재 정권 아래서 민주화 운동에 끼어들었다 학교를 중퇴한 뒤 경제적으로 매우 어렵게 지냈다. 이때 트럭을 몰고 다니며 수산물 배급업자로 나섰다. 이어 해산물 수출 사업으로 자수성가했다.
수산물 운송에 빠른 항공기가 유리하다고 판단한 그는 2004년 '수시항공'을 설립했다. 그해 수마트라 섬에서 강진과 쓰나미가 발생해 23만명이 숨졌다. 그는 해산물 운송용 항공기를 주저 없이 구난활동에 투입했다.
세스나의 운송용 경비행기 한 대로 출범한 수시항공은 현재 경비행기 50대와 전세기 한 대를 운영하는 업체가 됐다. 현재 수시항공이 운항 중인 인도네시아 내 노선은 200개에 이른다. 여기에는 위험천만한 외지 산악지대 노선도 포함된다.
수시항공이 외지 산악지대까지 운항하는 것은 현지 주민들에게 생필품을 정기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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