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北과 성급한 대화, 핵고도화 시간만 벌어줘"

[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외교부는 25일 "정부는 북한과의 성급한 대화는 북한의 잘못된 행동을 정당화할 뿐이며,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고도화를 위한 시간만 벌어줄 뿐이라는 분명한 입장을 확고히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류전민(劉振民)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급)의 방북과 최근 개최된 미북간 '트랙2(민간채널 접촉)' 회의에 대해 일각에서 혹시 대북 대화론에 관심을 갖고 계신 데 대해 말씀드리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대변인은 "앞으로 미 대선 정국에서 대북 대화 재개론을 포함해 다양한 의견들이 표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북한이 올해 4차·5차 핵실험을 감행하고 24차례의 각종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상황에서 지난 20년간 북한의 모든 비핵화 합의 불이행과 국제사회에 대한 기만의 역사를 도외시한 채 제기되는 일각의 대화 재개론에 대해서는 일일이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강조했다.

조 대변인은 앞서 북미 간 말레이시아 접촉에 대해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미 행정부와는 전혀 무관함을 거듭 확인했다"며 "정부는 긴밀한 한미 공조하에 국제사회와 함께 강력한 대북 제재·압박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는 27일 도쿄에서 열리는 제5차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에서도 "대북 제재 압박을 더욱 강화해나가기 위한 3국간 협력 방안을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며 "북한의 지속적이고 무모한 도발은 더욱 강력한 제재 압박과 북한의 외교적 고립 심화를 초래할 뿐이라는 강력한 대외 메시지를 발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조 대변인은 "비핵화 의지에는 여러 개념이 있을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비핵화 의지를 행동으로 진정성 있게 보여줘야 하고, 북한이 전략적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핵과 경제 병진 노선은 도저히 비핵화 의지라고 볼 수 없고, 전략적 셈법을 완전히 바꿔 비핵화를 하겠다는 진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