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의료계, 강력 비판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금보령 기자] 의료계 일각에서 고(故) 백남기씨의 사인을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표기한 주치의 백선하 서울대 교수에 대해 "윤리도 사명감도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15일 오후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진상규명·책임자처벌·살인정권 규탄 투쟁본부(백남기 투쟁본부)'가 주최한 ‘반노동 반민생 백남기농민 살인정권 규탄 범국민대회’에서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국장은 “한 명의 의사로서 백 교수를 같은 의사로 불렀던 것과 그런 의사 사회를 못 바꾼 것에 대해 사과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백씨의 첫째 딸 도라지씨는 정부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관계자 처벌, 부검영장 철회 등을 촉구했다. 그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신 지 3주가 넘어가고 있는데 아직까지 탈상을 못하고 있다”며 “아버지를 그렇게 보내드린 것도 어이가 없는데 자식 된 도리 못하고 시간만 가는 것도 할 짓이 아닌 것 같다”고 호소했다.
이어 백씨는 “검찰과 경찰은 제발 부검영장 철회하고 가족들이 아버지를 편히 쉬도록 만들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시길 부탁한다”며 “빨리 관계된 모든 자들을 처벌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고 사과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백남기 투쟁본부는 시민들에게 16일부터 26일까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백남기씨의 시신을 지키며 검경의 부검영장 집행을 저지하기 위한 240시간 시민 지킴이단 ‘백남기와 함께‘에 참여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부검 영장이 오는 25일 효력이 만료되는데, 검경이 그전에 영장 집행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집회가 끝나자 참가자들은 헌화를 위해 건너편 보신각 앞 광장으로 이동했다. 그곳엔 백씨에 대한 ‘애도와 추모의 벽’이 설치돼 있다. 이 벽은 지난 12일 설치된 것으로 앞으로 한 달 동안 운영될 예정이다.
한편 백남기 투쟁본부는 오는 22일에도 집회를 열 계획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