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났는데 다짜고짜 가슴 만지고 키스해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라커룸에서 한 대화에 불과하다.'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음담패설 논란이 일자 최근 TV토론회에서 이렇게 해명했다. 하지만 트럼프에게 실제로 이런 일을 당한 여성들이 나타나 논란을 빚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각각 30여년 전, 10여년 전 트럼프에게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두 여성의 인터뷰를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맨해튼에 거주하는 74세의 제시카 리드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30여년 전 사업차 이동하느라 비행기 1등석을 탔는데, 옆에 앉은 트럼프가 나를 추행했다"고 밝혔다. 둘은 그날 처음 만난 사이였다.
비행기가 이륙한 지 45분 정도가 지나자 트럼프는 둘의 사이에 놓인 의자 팔걸이를 들어올리고 그녀의 가슴을 쥐는가 하면 스커트 아래로 손을 집어넣으려 했다. 리드는 "그는 마치 문어 같았다"며 "그는 온갖 곳을 만져댔다"고 회상했다.
트럼프는 유부녀를 유혹하려 했다는 등의 음담패설 녹음본이 공개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지만, 그저 라커룸에서 한 대화였을 뿐 실제 여성들에게 이를 행한 일은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의 해명도 거짓이 된다.
또 다른 한 명의 피해자는 트럼프 소유의 트럼프 타워에서 일하던 직원이다. 레이첼 크룩스라는 이 여성은 트럼프 타워에 입주한 부동산회사 '베이록 그룹'의 접수계원으로 트럼프와 마주쳤을 당시 22세였다.
어느날 아침 크룩스는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는 트럼프와 마주쳤다. 자신의 회사가 트럼프와 함께 일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그는 자기소개를 하고 트럼프와 악수했다.
트럼프의 추행이 이어진 건 그 다음이었다. 트럼프는 크룩스의 뺨에, 그리고 입술에 직접 키스했다. 크룩스는 "그건 우발적인 사고가 아닌, 고의적인 범죄행위처럼 느껴졌다"며 "이런 짓을 해도 되는 보잘것없는 사람처럼 여겨진 것 같아 화가 났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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