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의 저주', '8시33분의 저주' 등 각종 지진괴담 난무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경북 경주에서 5.8 규모의 강진이 발생한 지 오늘(12일)로 한 달을 맞았지만 계속되는 여진에 공포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지난달 12일 강진 이후 여진은 이날 오전 11시까지 총 476차례 이어졌다. 규모별로 보면 1.5~3.0이 457회, 3.0~4.0이 17회, 4.0~5.0이 2회다.
크고 작은 여진이 잦다보니 각종 지진괴담이 온라인상에서 떠돌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10시59분쯤 경주 남남서쪽 10㎞ 지역에서 3.3규모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는 '월요일의 저주'가 다시 언급됐다. 지난 10일과 지난달 12일, 규모 4.5 여진이 발생한 지난달 19일 모두 공교롭게도 월요일이었기 때문이다.
'8시33분의 저주'도 있다. 큰 규모의 지진이 오후 8시33분을 전후로 나타나서다. 기상청 분석에 따르면 5.8 규모의 본진이 발생한 건 지난달 12일 오후 8시32분54초였고, 1주일 뒤 이어진 4.5 규모의 여진이 발생한 시각은 오후 8시33분58초였다. 이에 앞서 지난 7월5일 울산 앞바다에서 발생한 5.0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것도 오후 8시33분3초였다. 회사원 김진경(28)씨는 "월요일 오후 8시가 조금 넘으면 또 지진 발생 기사가 뜨지 않을까 조마조마해진다"며 "8시33분이 지나고 나면 경주 근처 울산에 사는 가족들에게 안부 전화를 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태섭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우연의 일치'라고 얘기했다. 강 교수는 "우리가 말하는 1일이라는 것이 지구와 태양 사이의 천체 움직임을 1년 365일로 나눈 것"이라며 "천체의 움직임을 경주 지진과 연관시켜 설명한다면 나머지 지역에서 발생하는 지진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할지 모호해진다"라고 말했다.
이어 강 교수는 여진이 이어지는 이유로 "역사 기록을 보면 지진이 났던 경우가 많이 발견되고 지질학적 조사를 통해 봤을 때도 지진의 흔적이 많은데 관측 이래 지진이 발생한 적이 많지 않아 암석이 오랫동안 힘을 해소할 기회를 갖지 못했던 것 같다"며 "경주 지진처럼 큰 사건이 일어났고 그 새로운 상태에 적응하기 위해 더 많은 부수적인 사건(여진)이 일어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계속된 여진 때문에 경주로 향하는 발길은 뚝 끊겼다. 경주 수학여행을 계획 중이던 대부분의 초·중·고교는 일정을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여진이 언제 또 일어날지 몰라서다. 경주시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107만명이었던 경주 관광객이 지난달에는 56만명으로 급감했다. 경주의 한 대형 리조트 투숙률은 지난해 9월 23~29일 87% 정도였으나 올해 같은 기간에는 37% 정도로 떨어졌다. 양윤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지진안전지대라고 믿었던 우리나라에서 큰 지진이 일어나다 보니 그 충격 여파가 굉장히 오래 갈 것"이라고 얘기했다.
기상청은 앞으로도 여진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달 12일 이후 여진이 수주에서 수개월 이어진다고 했던 기존 입장에서 변경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 4월 일본 구마모토현에서 발생한 지진에 대한 여진도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다"며 "(경주 지진에 대해) 정확히 언제까지 여진이 발생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안전처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번 달 3일까지 경주 소재 유스호스텔·호텔 등 39개 숙박시설 안전에 대해 집중 점검한 결과 구조상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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