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이 가계와 기업 등 민간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2배에 달할 정도로 빠르게 늘고 있어 증가속도에 유의해야한다고 지적했다.
11일 한은이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열린 금통위 정기회의에서 거시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하면서 GDP 대비 민간신용(부채) 비율 문제가 논의됐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195.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민간신용은 가계의 대출금과 외상구매, 기업의 금융권 대출금 등 가계와 기업의 빚을 모두 합친 개념이다. 명목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국내총생산과 비교해 민간 영역의 부채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지표다.
주체별로는 가계부채의 GDP 대비 비율이 올해 2분기 기준 90.0%로 전년동기대비 4.31%포인트 올랐다. 반면 기업부채의 GDP 대비 비율은 같은 기간 106.9%에서 105.7%로 떨어졌다.
A금통위원은 "GDP 대비 신용 비율이 장기추세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이 비율이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높은 수준에 도달한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금통위에서는 한은이 금융위기에 대비한 통계를 보완하고 주택시장에 대한 분석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B금통위원은 "GDP 대비 신용 비율이 금융위기를 사전에 감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C금통위원은 "미국도 글로벌 금융위기 전에 연준(연방준비제도) 등 많은 보고서에서 주택가격과 가계부채가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도출됐다"며 "우리나라 금융 상황을 분석할 때 큰 문제가 없다는 관점보다 어딘가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아래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은 실무부서는 "현재 GDP 대비 신용 비율 이외에 신용 증가율, 자산가격 움직임, 금융기관의 레버리지(차입 투자) 변화 등 다양한 지표를 함께 점검하고 있다"며 앞으로 새로운 지표를 계속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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