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조동철·이일형·고승범·신인석 신임 위원 취임…내달 5월 금통위부터 참여 "막중한 책임감" 한 목소리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21일 오전 9시 30분, 한국은행 본관 대회의실. 이주열 총재를 비롯한 한국은행의 주요 간부 수십명이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신임 금융통화위원을 맞았다. 이날은 조동철·이일형·고승범·신인석 등 4명의 신임 금통위원이 임명장을 받는 날. 이들은 이 총재와 장병화 부총재, 함준호 위원 등 기존 금통위원들과 함께 앞으로 4년간의 임기동안 우리나라 기준금리 등을 결정하는 금통위원으로 활동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으로 재직했던 이일형 위원은 "IMF(국제통화기금)를 25년간 다니면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봐왔다"며 "오늘 총재님을 비롯한 한은 분들을 만나보니 (통화정책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하는 것이라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KDI 수석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조동철 위원은 "친정부 비둘기파 조동철"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지금은 나이가 들고 살이 쪄서 날기 어렵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조 위원은 "책임감을 많이 느껴 잠을 잘 못잤다"며 "앞으로 통화정책에 있어서 한국은행의 위상을 높이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에서 일했던 고승범 위원은 "한국은행과는 처음 일을 시작할 때부터 밀접했고 31년간 가까운 파트너로 지냈는데 이곳에서 일하게 돼 기쁘다"며 "여러가지 어려운 시기에 (금통위원이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장을 역임한 신인석 위원은 "경제학 공부를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으로 했는데 (금통위원으로 일하게 돼) 통화정책의 관점에서 보게 되는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며 "연어가 고향으로 돌아온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 총재는 인사말을 통해 "지금 우리 경제는 과거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우리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지원하면서 금융안정을 도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현실적으로 많은 제약에 놓여있지만 이러한 때 우리의 분발이 요구되는 시기"라며 지혜와 역량을 발휘해 슬기롭게 풀어나갈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이날 금통위원 취임식에선 한은 노조 부위원장이 '금통위의 정책독립 국민경제 살려낸다'는 문구가 적힌 애드벌룬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한번에 4명의 금통위원이 바뀌게 돼 향후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크다. 신임 금통위원들이 아직까지 의견을 내지 않아 성향을 단언하긴 어렵지만 그동안의 경력이나 발언 등이 완화적 통화정책에 우호적인 '비둘기파'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위원은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이다. 신 위원도 KDI출신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전문위원으로 참여한 경력이 있다. 고 위원은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에서 오랫동안 경제, 금융정책을 다뤘다. 이 위원은 국제통화기금(IMF)에서 20년 이상 일한 국제금융전문가다.
신임 금통위원들은 다음달 13일에 열릴 5월 금통위부터 기준금리 결정 등을 하게 된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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