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은, 정부에 빌려준 쌀값 받는다

농림축산식품부, 내년 예산안에 1조2800억원 양특회계 차입금 상환계획 반영

단독[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한국은행이 정부에 빌려준 '양곡관리특별회계(양특회계)' 일시차입금을 내년부터 분할 상환받는다.

11일 한은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최근 양특회계 일시차입금을 최장 25년 내에 매해 510억원씩 상환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고 내년도 예산안에 이를 반영했다. 금액 규모가 큰 만큼 일시 상환이 어려워 2002년 수립된 공적자금 상환대책을 참고해 25년동안 갚아나가기로 했다. 한은과도 이같은 방안을 협의했다.

7월 현재 한은이 양특회계 명목으로 정부에 빌려준 돈은 1조2801억원(잔액 기준)이다. 양특회계는 정부가 쌀 수매 목적으로 운영하는 특별회계로 1950년에 도입됐다. 한은의 대정부차입금(통합계정, 양특회계, 공공자금관리기금) 중 하나로 정부는 국회가 동의하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의결한 한도 내에서 차입이 가능하다. 현재 차입한도는 2조원이다.

앞서 지난 1월 한은 금통위는 차입한도를 의결하면서 양특회계 상환 조건을 추가한 바 있다. 추가차입금은 최우선적으로 상환하면서 기존차입금에 대해서도 중장기적인 상환계획을 마련하라는 것이었다.

그동안 양특회계는 사실상 장기차입금처럼 운영됐다. 정부가 한은에 일단 갚은 직후 다시 빌리는 방식이었다. 과거 상환했던 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서는 1조원이 넘는 차입금을 유지해왔다. 특히 최근 4년간 쌀농사 풍작으로 생산량이 크게 늘면서 자금이 필요했던 정부는 이를 상환하지 못했다.

이에 양특회계 일시차입금 잔액은 2012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조1172억원을 유지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사상 최대 쌀 생산량을 기록하면서 정부가 1629억원을 추가 차입했다. 농식품부는 추가차입금에 대해선 지난달 전액 상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