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거래, 온라인 등 유통망 확보로 판매 증가
친환경농업인연합회-롯데슈퍼 매출 3.5배 급증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비싼 가격과 부실 인증 등으로 소비자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친환경 농업이 최근 다양한 유통방식을 도입하면서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1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는 지난해 5월 롯데슈퍼와 유기농산물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농민들이 생산한 친환경 농축산물을 롯데슈퍼에 정기적으로 공급해 소비자들이 손쉽게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내용이었다.
이 협약의 결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2014년 20억원에 그쳤던 롯데슈퍼 유기농산물 매출이 지난해에는 70억원으로 3.5배 이상 급증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올 들어서는 취급하는 유기농산물 품목 수와 판매점포도 증가하고 있다.
충북 청주에 위치한 오창농협은 대표적인 친환경 농산물 유통 사례로 꼽힌다. 2008년 문을 연 오창농협 친환경농산물유통센터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콜드체인과 유통이력시스템을 도입했다. 출고 시점부터 소비자에게 도달하기까지의 작업과정, 상태 등을 기록한 뒤 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신뢰를 쌓았다.
사업 초기 SK그룹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꾸러미 사업이 자리를 잡으며, SK와 공동으로 구축한 온라인 구매 사이트 릫자연이랑릮 이용자는 2만명이 넘는다. 이곳에서 농산물을 정기적으로 공급받는 소비자 회원만 4만7000명에 달하고 있다. 2005년 7억원이던 매출액이 지난해 190억원으로 급증했다.
오창농협은 약 8%가량 수수료만 떼고 나머지 수익은 모두 농가가 가져가는 구조로 농가 수익 향상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또 취급 농산물 전량을 계약재배로 수매해 농가에 안정적인 소득까지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로컬푸드 직매장을 열고 새로운 유통사업에 착수했다.
우리나라 친환경 농업의 역사는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1년을 기점으로 친환경 농업 육성 5개년 계획이 추진되면서 2012년 친환경 인증 면적이 12만7124㏊로 전체 경지면적의 13.6%에 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저농약 신규 인증제 폐지, 생산비 상승, 가격 하락 등으로 인증 면적이 줄면서 지난해에는 7만5142㏊로 크게 감소한 상황이다. 올해에도 친환경 농산물시장 규모가 1조271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8.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부는 올해부터 2020년까지 제4차 친환경 농업 육성 5개년 계획을 통해 인증 제도와 유통방식을 개선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생활협동조합, 전문점 등 기존 유통라인을 확대하고 온라인이나 홈쇼핑 등 신규시장도 개척하고 직거래도 늘려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려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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