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2017시즌 개막전 세이프웨이오픈 출전 전격 취소, 맥스 호마 "대타 출전 행운"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아직 준비가 덜 됐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전격적으로 복귀전을 포기했다. 11일(한국시간)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건강에는 문제가 없지만 경기력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오는 13일 밤 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 실버라도골프장(파72ㆍ7203야드)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016/2017시즌 개막전 세이프웨이오픈(총상금 600만 달러)에 출사표를 던져 지구촌 골프계가 후끈 달아오른 시점이다.
▲ 우즈 "자신이 없어서?"= 프로암에서는 미국프로농구(NBA)에서 두 차례나 최우수선수를 차지한 스테픈 커리(미국)와 함께 몸을 풀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대회는 물론 11월3일 터키 안탈리아에서 개막하는 유러피언(EPGA)투어 터키항공오픈까지 취소했다. "캘리포니아주와 터키의 팬들, 그리고 TV를 시청할 여러분들에게 불참에 따른 사과를 건네고 싶다"고 했다.
일단 12월1일 바하마에서 타이거 우즈 재단이 호스트로 나서는 히어로월드챌린지로 귀환 일정을 늦춘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성적에 대한 부담 때문"으로 관측했다. 실제 2014년 3월 허리수술 직후 4개월 동안 재활에 공을 들이다가 7월 퀴큰론스에 등판했지만 '컷 오프'를 당하는 등 꿈과 현실은 달랐다. 지난해는 2월 피닉스오픈 '컷 오프'와 파머스의 기권과 함께 '입스 논란'까지 불거졌다.
지난 3일 끝난 미국과 유럽의 대륙간 골프대항전 라이더컵에 미국대표팀 부단장으로 참여한 게 오히려 '독(毒)'이 됐다. 대회를 앞두고 정작 연습시간이 부족했고, 월드스타들의 눈부신 경기를 직접 관전하면서 멘털은 위축됐다. 우즈 역시 "최근 캘리포니아주에서 연습하면서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더 연습해서 12월에는 멋진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기약했다.
▲ 세이프웨이오픈 "우리는 어떡하지?"= 대회 주최 측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우즈의 등판에 초점을 맞춘 광고 문구를 내걸고 대대적인 홍보를 펼쳤고, 제프 샌더스 운영 책임자는 "우즈의 복귀 발표 이후 티켓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배로 늘었다"고 환호한 상황이다. 취재진이 다섯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미디어센터와 주차장, 셔틀버스 등을 대폭 늘린 것도 무용지물이 됐다.
무명 맥스 호마(미국)에게는 반면 행운으로 작용했다. 지난 시즌 성적 부진으로 PGA투어 카드를 날려 웹닷컴(2부)투어에서 가까스로 2016-2017시즌 시드를 다시 확보한 선수다. 세이프웨이오픈에는 출전자격이 없어 대기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가 우즈의 기권으로 코스를 밟을 수 있게 됐다. 호마는 트위터에 "고마워, 타이거, 저녁은 내가 살게"라는 글을 올렸다.
▲ 노승열과 강성훈, 김민휘 "틈새시장 공략"= 현지에서는 에밀리아노 그리요(아르헨티나)의 타이틀방어가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당초 우즈와 동반플레이를 펼칠 것으로 알려졌던 백전노장 필 미켈슨(미국)이 우승 경쟁에 가세했다. 우즈와는 라이벌을 넘어 거의 앙숙 관계였다는 점에서 관전 포인트 하나가 더 사라진 셈이다. 폴 케이시(잉글랜드)가 복병이다. PO 2, 3차전에서 연거푸 준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4차전 4위 등 신바람을 내고 있다.
한국은 노승열(25ㆍ나이키골프)과 강성훈(29), 김민휘(24)가 월드스타들의 휴식을 틈 타 '얼리 버드(early bird)'를 꿈꾸고 있다. 2014년 이 대회(당시 프라이스닷컴오픈)를 제패한 배상문(30)이 롤 모델이다. 강성훈은 극적으로 PO 2차전까지 진출했던 여세를 몰아 한 방을 노리고 있고, 김민휘는 웹닷컴투어 '플레이오프(PO)'에서 선전하면서 투어카드를 지킨 에너지가 치솟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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