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트7, 정밀조사 위해 공급량 조절"(종합)

갤럭시노트7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최근 국내외에서 제품 발화 사건이 이어진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10일 갤럭시노트7 일시 생산 중단 보도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최근 갤럭시노트7 소손(발화) 발생으로 정밀한 조사와 품질 관리 강화를 위해 공급량 조정이 있는 중"이라고 답변했다. 생산 중단을 사실상 확인한 셈이다.

앞서 이날 오전 삼성전자 협력사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출하를 맡고 있는 베트남 공장을 포함해 갤럭시노트7의 생산이 일시 중단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는 미국을 비롯해 한국·중국 등 글로벌 소비자들의 안전을 고려해 취해진 조치로 알고 있다"며 "한국 국가기술표준원,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 중국 규제 당국 등 각국 정부기관과 협력해 진행된 것으로 들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 조치는 교체된 새 갤럭시노트7에서도 발화 사고가 발생했다는 보고가 국내외에서 잇따른 데 따른 대응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초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결함으로 그간 출하된 글로벌 물량 약 250만대를 전량 리콜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지난 달 말부터 배터리 결함을 해결한 새 갤럭시노트7으로의 교환을 시작한 바 있다.

새 갤럭시노트7의 발화 주장 사례로 지금까지 국내외 매체 등을 통해 알려진 것은 미국 5건, 한국 3건, 중국 1건, 대만 1건 등이다.

이 중 해외 사례 7건과 국내 2건에 대해서는 조사결과가 발표되지 않았다. 한국에서 발생한 사례 가운데 앞선 1건은 삼성전자가 SGS코리아 기흥시험소와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에 조사를 의뢰해 "강한 외부 충격이나 눌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조사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공급을 중단하면 이동통신사들 역시 제품 판매를 더 이상 할 수 없게 된다. 삼성전자는 지난주부터 국내에서 갤럭시노트7의 출하량을 조절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지난주 후반부터 검수를 강화하면서 입고량이 줄었다"며 "현재 이동통신3사 재고량은 5만대 남짓"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일시 중단된 갤럭시노트7의 생산 재개 여부 및 시기 등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품질관리 강화를 위한 공급량 조정'이라고 답변함에 따라 향후 재생산과 재판매의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오는 28일로 예정된 유럽 주요국과 인도 등 다른 시장에서의 갤럭시노트7 출시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다만 삼성전자는 이 같은 사실에 대해 공개적으로 거론하지는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일 한국·미국 등 갤럭시노트7 1차 출시국 10개국에서 제품 판매를 전면 중단하고, 지난달 16일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리콜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한국에서는 지난 1일 일반 판매가 재개됐다.

업계는 미국 CPSC의 조사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CPSC의 조사 결과가 갤럭시노트7의 재판매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서다. 미국 CPSC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켄터키 주 루이빌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갤럭시노트7 항공기 내 발화 사고 등에 관한 조사결과를 이르면 이번 주 초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CPSC는 이번 조사결과에 따라 교환 제품의 재리콜을 발령하거나 미국 내 제품 판매를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

조사 결과 발표에 앞서 미국 이동통신사 AT&T와 T모바일은 갤럭시노트7의 판매와 교환을 전면 중단했다. 스프린트는 온라인 숍에서 제품을 내렸다. 버라이즌의 온라인숍에는 제품이 '재고 없음'으로 표시. 판매를 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