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 김근철 특파원] 미국 대선을 한 달 앞둔 9일(현지시간) 열린 2차 TV토론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트럼프 음담패설 녹음 파일' 등을 둘러싸고 치열한 격론을 벌였다.
여성을 성적으로 저속하고 노골적으로 표현한 녹음 파일이 공개된 이후 지지율 하락과 사퇴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트럼프 후보는 이날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워싱턴대학에서 열린 TV토론에서 자신의 발언에 대해선 "단순히 라커룸 대화였을 뿐"이라고 해명한 뒤 클린턴 후보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여성 스캔들을 일일이 거론하며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클린턴 후보는 "여성에 대해 저속한 언행을 보여온 트럼프는 미국의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맞서는 등 두 후보는 90분간 진행된 2차 TV토론 내내 여성 성추문을 비롯, 클린턴의 이메일 게이트 및 고액 강연 내용 등을 둘러싸고 격렬한 논쟁을 펼쳤다.
CNN은 트럼프 후보가 최대 위기에 몰려있는 상황에서 2차 TV토론 결과가 한 달 남은 향후 대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 7일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가 2005년 당시 드라마 녹화장으로 향하던 버스 안에서 남성 진행자와 여성에 대한 저속한 표현과 유부녀를 유혹하려 했던 경험 등을 주고받은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녹음 파일 공개 이후 공화당 원내 1인자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역겹다"며 강하게 비판하며 공동 유세를 취소하는 한편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 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 공화당 원내외 주요 인사들의 트럼프 지지 취소나 후보 사퇴 요구 등 트럼프 후보는 공식 선거 운동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날 토론회는 물론 이에 앞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대선 후보를 사퇴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대선 완주 의지를 거듭 밝혔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NBC 뉴스 등과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미국 대선 승패를 가늠할 수 있는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와 플로리다주에서 클린턴 후보가 트럼프 후보를 상대로 각각 12%포인트와 3%포인트의 우위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뉴욕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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