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사드·지진에 태풍까지 잇단악재 겹쳐
朴지지율 4.6%p 감소…당 지도부 피해지역 점검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새누리당이 잇달아 터진 영남권 악재에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신공항 사업 백지화, 사드 배치 논란, 현대차 파업, 조선 산업 불황 등 정치ㆍ경제적 타격에 이어 지진과 태풍 등 천재(天災)까지 겹치자 전통적 지지층 이반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다. 여기에 PK(부산ㆍ울산ㆍ경남) 지역은 내년 대선의 중요한 승부처라 여당은 이 지역 민심을 얻는데 골몰하고 있다.
'국정감사 보이콧' 정국을 이끈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6일 단식 후유증 치료차 입원한 지 나흘 만에 퇴원했다. 병원 문을 나선 그는 곧바로 대전 현충원으로 향해 링스헬기 추락 사고로 숨진 군인들의 묘비를 참배했다. 그는 이어 1박2일 일정으로 태풍 '차바'의 피해를 입은 부산, 울산, 재주도 수해 피해 현장 점검에 나섰다. 오후에는 부산에서 긴급 당정 현장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 대표가 좀 더 입원하라는 의사의 만류도 뿌리치고 곧바로 재해현장을 찾은 이유는 그만큼 PK지역의 민심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이날 리얼미터가 발표한 주중 여론조사를 보면, PK지역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전주보다 4.6%포인트 하락한 35.5%로 나타났다.(10월 4일∼5ㆍ2525명ㆍ응답률 10.6%ㆍ표본오차 95% ㆍ신뢰수준 ±3.1%p, 조사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PK지역의 새누리당 지지율은 36.9%로 3.4%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내년 대선에서 이 지역의 민심을 얻기 위해 경쟁 해야 하는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4.2%포인트가 오른 28.5%를 기록해 상승률이 새누리당 보다 높았다.
당 안팎에선 4ㆍ13총선에서 나타난 영남권 지지층 이탈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여기에 조선ㆍ해운업 구조조정의 여파까지 예상되는 앞으로도 민심이 흔들릴 요인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여권 잠룡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로 일본을 방문 중인 김무성 전 대표는 귀국 후 곧바로 부산 지역을 방문할 계획이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영도를 포함해 부산과 영남 일대의 피해와 사고 소식에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특히 울산에서 순직하신 소방관과 고신대 공사장에서 사고를 당하신 근로자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천재지변은 하늘의 몫이지만, 인명과 재산 피해를 막는 것은 사람의 몫"이라며 "서로 돕고 힘을 합쳐야겠습니다. 저도 조기 귀국하는 대로 현장으로 달려가겠습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이날 부산대학교 강연이 있었던 유승민 의원도, 강연에 앞서 해운대 등을 둘러보고 피해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강연에서 "오는 길에 해운대 쪽을 조용히 둘러 봤는데 아직도 많은 분들이 고생하는 것 같았다"며 "경주 지진으로 엄청 놀라고 한게 얼마전인데 태풍 피해까지 와서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잡혀 있었던 관훈토론회 일정을 취소하고 태풍피해로 인한 사태 수습에 집중했다. 김문수 전 도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태풍 '차바'의 피해 구조 활동에 나섰다가 순직하신 119 소방대원과 부산 고신대 공사장에서 사고를 당하신 근로자 등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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