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무사증(무비자) 제도를 이용해 제주도에 들어왔다가 무단이탈로 검거된 외국인이 1002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비자 입국 후 불법체류 하고 있는 외국인도 7234명으로 조사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용기 새누리당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국감자료 ‘제주도 무사증 입국 및 체류기간 초과, 무단이탈 시도 외국인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16년 8월까지 무비자로 제주도 입국 뒤 제주도 밖으로 무단이탈하려다 검거된 외국인은 191명에 달했다. 이미 제주도에서 빠져나갔다가 육지에서 검거된 외국인은 811명이었다.
무단이탈로 적발된 외국인은 2012년 109명에서 점차 늘어 2015년에는 197명에 달했다. 올해에는 8월까지 171명이 검거되었다. 이 같은 추세로는 연말까지 250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002년부터 도입된 제주도 무사증 제도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함에 따라 부작용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무사증 외국인 입국자는 해마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012년 23만2929명에서 2015년에는 62만9724명으로 증가했다. 올해에는 8월까지 64만6188명으로 이미 작년보다 넘어섰다. 이중 중국인 관광객이 99%를 차지했다.
무사증 제도로 제주도 내에서 30일간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다. 하지만 무단으로 체류기간을 초과하는 외국인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체류기간 초과자는 2012년 371명이었지만 매년 2배 이상 늘어나면서 2013년에는 731명, 2014년에는 1450명, 2015년에는 4353명을 기록했다. 올해에도 8월까지 4184명이 무단으로 체류기간을 초과했다.
법무부 이민조사과에 따르면 제주무사증으로 입국해 불법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은 8월말 기준으로 7234명에 달한다. 7000명이 넘는 외국인의 행방을 알 수 없다는 의미이다.
제주도 내에서 발생한 외국인 범죄자는 5년간 1586명에 달했다. 2012년 164명에서 3년 만에 2배 이상 늘어나 2015년에는 393명, 올 8월까지는 397명의 외국인이 범죄를 저질렀다. 살인사건만 5건, 강간?추행 25건 등 강력 범죄도 발생했다.
외국인 범죄자 10명 중 6명은 중국인이었다. 1586명의 외국인 범죄자 중 중국인은 956명, 베트남 120명, 미국 88명, 필리핀 65명, 대만 52명, 몽골 36명, 일본 33명, 캐나다 24명, 태국 17명 순이었다.
무사증으로 인한 무분별한 입국 허용으로 외국인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의원은 “한국인 근로자를 구하기 어려운 건설 현장이나 식당에서 은밀하게 외국인 불법체류자를 고용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제주도청과 경찰, 출입국 관리사무소 등 관계기관이 긴밀하게 협조해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 외국인 입국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대책도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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