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경기도 수원 공군비행장(수원군공항) 이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가 지자체 간 갈등 중재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원군공항 이전 후보지 주민들의 반발이 커 중재가 제대로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5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수원군공항 이전은 예정대로 추진돼야 한다고 본다"며 "지난 번 시ㆍ도지사들이 대통령과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도 수원군공항 이전이 행여라도 늦춰지면 안 된다고 대통령에게 말했고, 대통령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이야기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지금 이전이 추진되고 있는 대구나 광주군공항과 수원군공항은 다르다"며 "수원군공항은 국방부 도움없이도 이전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남 지사는 그러면서 "수원군공항 이전 후보지를 중심으로 지자체 간 갈등 조짐이 있다"며 "국방부가 갈등이 빚어지자 부담을 상당히 느끼고 있는데, 경기도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해당 지자체와 충분한 의사소통을 하고, 또 갈등이 무서워 피하지는 않을 것이다. 리더십을 갖고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수원군공항 이전은 남 지사의 말처럼 그리 녹록한 사안이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국방부가 수원군공항 이전 협의를 위해 안산·화성·평택·이천‥여주·양평 등 경기 남부지역 6개 지자체를 불렀지만 안산과 화성시는 불참을 통보했다.
나머지 평택ㆍ이천ㆍ여주ㆍ양평 등 4개 후보 지역도 주민들의 반발이 커 해당 지자체장들이 난감해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회의 불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시 관계자는 "오는 11일 예정된 국방부와 6개 지자체 간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라며 "화성시는 수원군공항이 화성으로 이전하는데 대해 기본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만큼 회의에 참석해 할 이야기가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에 반해 수원군공항이 있는 수원시와 수원지역 국회의원들은 공항의 신속한 이전 약속을 촉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수원병)은 "군 공항특별법이 통과되면서 수원은 2014년에 건의서가 제출됐고 수정 건의됐지만 이전 작업이 지지부진하다"며 "반면 대구비행장은 최근 한 달 만에 이전승인이 떨어졌고, 이전 추진에 속도가 붙으면서 수원시민들의 불만이 크다"고 전했다.
앞서 수원시는 1954년 권선구 장지동 일대 6.3㎢에 들어선 수원군공항 이전 건의서를 국방부에 제출, 지난해 6월4일 승인을 받았다.
국방부와 수원시는 군공항 부지 개발 이익금 7조원 중 5조469억원을 새 공항을 짓는데 사용하고, 5111억원은 이전지역 지원사업비로 쓰기로 했다. 수원시는 이전 군공항 부지에는 첨단과학 연구단지와 주거단지, 문화공원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한편 국방부는 도내 6개 지역 9곳을 대상으로 타당성 조사를 진행한 결과 '화성호 간척지'를 최적의 후보지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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