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분 망각한 농협공판장…최근 5년 수입농산물 판매 1조1천억
국산 농산물 가격 하락 부채질, 과일산업에 치명적 영향
[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 판매량과 이윤극대화를 위해 설립된 농협공판장이 본분을 망각한 채 지난 5년간 1조원어치가 넘는 수입농산물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나 농민이익을 외면하는 것은 물론 가격하락을 부추겨 국내 과일산업 등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이개호 의원(더불어민주당, 담양·함평·영광·장성)이 농협으로 제출받아 공개한 ‘전국 농협공판장 연도별 수입농산물 취급현황’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취급한 수입농산물은 1조1,51억원어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2012년 2,114억 ▲2013년 2,124억 ▲2014년 2,234억 ▲2015년 2,499억 ▲2016. 8 현재 2,180억원 등이다.
농민들은 이와 관련 “국내산 감귤이 비싸면 수입 오렌지를 찾게 되어 국내산 과일들은 가격이 하락할 수 밖에 없다”며 “과일류의 경우 국내에 없는 과일을 취급·판매해도 대체제 효과가 있어서 국내 과일산업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포도나 키위, 마늘, 호박, 당근, 표고버섯, 고사리 등은 국내에서 모두 생산되는 품목들임에도 ‘단경기’운운하며 수입산을 쓰는 것은 어떠한 경우라도 변명될 수 없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수입농산물 판매와 함께 농협 브랜드 상품(PB상품)에도 외국산 원재료를 쓰는 비율이 가공식품의 경우 57.8%에 달했으며 생활용품의 경우는 15.5%로 나타났다.
농민들은 이와 관련 가공식품의 경우 국산대체제가 얼마든지 가능할 것으로 보임에도 수입산원재료를 쓰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개호 의원은 이에 대해 “시장개방이 가속화되면서 농민들이 수입농산물 때문에 많은 피해를 입고 있는데 농민을 위해 일해야 할 농협이 공판장에서 수입농산물 판매를 늘리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며 “농협은 농민을 존재하는 곳이고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 판매를 늘리기 위해 더 노력하는 것이 본분인 만큼 농협공판장에서 수입농산물 판매행위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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