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상반기 세금 체납이 1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고소득 개인사업자나 유흥업소 등 지하경제가 상대적으로 집중된 강남지역에서 체납이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4일 국세청이 이현재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세무서별 체납발생총액 순위 현황' 자료를 보면 올들어 지난 6월까지 총 17조4136억원에 달하는 체납이 발생했다.
지난해 체납 세금은 26조7932억원으로 상반기에만 지난해 64.9%에 달하는 세금이 체납됐다. 연말에는 30조원을 돌파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115개 세무서 가운데 서울 서초세무서에서만 체납액이 5326억원에 달해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재벌·대기업 총수 일가가 많이 거주하는 서울 종로구 평창동을 관할하는 종로세무서는 2위로, 체납액은 4283억원이었다.
또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유흥가와 고급 아파트·주상복합건물이 몰린 도곡동까지를 관할하는 역삼세무서가 4247억원으로 3위였다.
수지·죽전·기흥 등 신흥 부촌이 자리잡은 경기 용인세무서 4148억원 4위, 신사동·압구정동·논현동·청담동에 걸친 강남세무서가 3965억원 5위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삼성세무서 3743억원 6위, 반포세무서 3498억원 7위 등 체납발생 1∼10위까지 서울 서초·강남구에 있는 세무서가 절반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세금 체납이 가장 많은 세무서로 서초세무서가 1위를 차지했으며, 뒤를 이어 삼성세무서, 역삼세무서, 용인세무서, 반포세무서 순이었다.
전국 상위 10개 세무서의 체납액을 합치면 3조3931억원으로, 전체의 22.8%에 달했다.
반면 전국 하위 10곳 영덕 영월 영주 홍천 거창 남원 홍성 상주 해남 보령의 체납액은 1808억원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그쳤다.
이현재 의원은 "세금 체납에 있어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각하다. 부촌을 관할하는 일부 세무서에 체납액이 과도하게 집중됐다"면서 "국세청이 집중적인 관리감독을 통해 신속하게 체납액을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