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한미약품이 신약 기술 권리 반환에 이어 부작용 발생까지 겹치며 위기에 빠졌다.
2년새 총 9조원 규모의 '잭팟'을 터뜨리며 신약 역사를 다시 쓰던 한미약품의 행보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미약품이 비소세포폐암치료제로 허가받은 '올무티닙염산염일수화물 함유제제'에 대해 허가 후 임상시험 수행 중 허가사항에 반영되지 않은 중증피부이상반응이 발생함에 따라 의료인, 환자 등에 관련 정보를 알리기 위해 국내 의약전문가, 소비자 단체 등에 안전성 서한을 배포한다고 30일 밝혔다.
중증피부이상반응은 심한 급성 피부점막반응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스티븐존슨증후군(SJS)과 독성표피괴사용해(TEN)가 여기에 해당된다. 피부괴사 및 점막침범 특징을 나타내며 주로 약물 등에 의해 급성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피부박탈이 체표면적 대비 10%미만인 경우 SJS로 30%이상인 경우 TEN으로 분류하며 약물 투여 후 주로 4-30일 이내 증상이 발생한다.
식약처의 안전성 서한은 신규 환자에게 이 의약품 사용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동시에 이미 사용 중인 환자는 의료인 판단 하에 신중하게 투여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임상시험에 참여 중인 환자에게는 의료인이 관련 정보를 충분히 설명한 후 환자 재동의를 거쳐 신중하게 사용토록 조치했다.
이번 조치는 임상시험 과정에서 해당 의약품과 관련성이 있는 '독성표피괴사용해(TEN)' 2건(사망 1건, 입원 후 회복 1건), '스티븐스존슨증후군(SJS)' 1건(질병진행으로 인한 사망) 등 중증피부이상반응 발생에 따른 것이라고 식악쳐는 설명했다. 해당 의약품 투약자 731명 중 3명(0.4%)에서 중증피부이상반응이 발생했다.
해당성분 함유 의약품은 한미약품 올리타정400밀리그램, 올리타정 200밀리그램 2품목으로 기존 표적 폐암치료제 중 하나인 EGFR-TKI 제제에 내성이 생겨 더 이상 치료할 수 없는 환자(비소세포폐암)에 사용되며, 국내 개발 신약으로는 27번째이다.
EGFR-TKI(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티로신키나제 억제제)는 암세포의 성장, 분화 및 생존에 관여하는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티로신키나제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암세포의 생존, 증식, 전이를 막는 약물이다.
앞서 한미약품은 이날 오전 공시를 통해 지난해 7월 자사로부터 이 신약 기술을 도입했던 베링거인겔하임이 권리를 반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베링거인겔하임 측은 "올무티닙의 모든 임상데이터 재평가, 폐암 표적항암제의 최근 동향과 미래 비전을 고려해 해당 물질에 대한 임상을 더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향후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자문 등의 절차를 거쳐 조속한 시일 내에 판매중지 등 추가 안전조치 필요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해당 성분 의약품을 처방·투약 중인 의·약사와 환자는 이번 안전 정보를 숙지하여 신중히 사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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