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가지 이유 들어 트럼프 조목조목 반대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미국 최대 일간지인 USA 투데이가 29일(현지시간) 편집위원회 명의로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반대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특정 후보에 대해 반대의사를 밝힌 것은 이 신문의 34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USA 투데이는 이날 자사 인터넷판 메인에 올린 사설에서 "편집위원회는 그간 특정 대선후보 편을 들지 않았다. 이제는 편을 들려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USA 투데이는 사설에서 그가 ▲변덕스럽고 ▲통수권자로서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며 ▲편견을 조장하고 ▲사업경력도 불분명하며 ▲정직하지 않으며 ▲신중하지 못하고 ▲공적인 자리에서 거친 언어를 쓰고 ▲거짓말쟁이라는 8가지 이유를 들어 그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USA 투데이는 그동안 자사 편집인들이 대통령 선거에서 중립적 입장을 취해왔다고 설명했다. 사설은 "모든 대통령 선거는 저마다의 일면을 가지고 있으며, 그렇기에 우리는 매번 대선 때마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정책을 유지했다"며 "다양한 의견을 가진 독자들에게 우리 의견을 강요하지 않았고, 대신 사설을 통해 주요 이슈에 대한 시각만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은 트럼프에 대해서만은 이 원칙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사설은 "올해 대통령 선거는 뚜렷한 이념 차이를 보이는 두 주요정당 후보 사이의 선택이 아니"라며 "그 중 한쪽,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 선거 자체에 부적합한 후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24일 뉴욕타임스(NYT)가 사설에서 밝힌 논조와 비슷하다. NYT는 "이번 대선에서는 단 한 명만의 후보가 있다"며 트럼프가 후보 자격이 없다고 깎아내리며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공식 지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USA 투데이의 입장은 NYT와는 다르다. 편집위원회는 "이번 사설이 클린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클린턴도 나름의 결점을 갖고 있으며, 편집위원회 내에서도 그를 지지할지 여부에 대해 의견이 갈렸다"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