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논란에 휩싸인 미르재단·K스포츠재단과 관련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후속대책인 농어촌 상생기금에 한 푼도 내지 않는 재벌들이 800억원을 자발적으로 (두 재단에) 냈다고 하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귀국 후 첫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청와대가 (내막을) 솔직히 밝히지 않는다면, 우리는 국정조사와 특별검사를 통해 정권 말기에 있는 권력비리에 대해 국민 앞에 철저히 밝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선 박 위원장은 이번 논란에 대해 "터질 것이 터졌다"며 "특히 청와대 안종범 정책조정수석이 개입됐다, 대통령 측근인 민간인 최순실 씨가 재단 이사장 선임에 관여했다는 것이 연일 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또 두 재단이 800억원에 이르는 기부금을 단시간에 모금한 것과 관련 "(국민의정부 당시) 박정희 기념관 모금을 할때 박 전 대통령이 18년간 집권했고, 많은 재벌을 탄생시켰던 만큼 200억원 정도는 단순히 모금하리라 생각했지만 안됐다"며 "그러다가 박 대통령이 MB정부 후반기 대통령 후보로 거의 확정되니 그 때 약 1000억원이 모금돼 현재 상임동에 기념관을 건립했다. 이것이 재벌의 생태다"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정권실세들의 개입의혹도 전했다. 그는 "항간에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건재한 이유는 두 재단의 탄생 내막을 깊숙히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며 "(두 재단은) 제2의 일해재단, 박근혜의 일해재단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비대위원회의에서는 두 재단 의혹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조배숙 비대위원은 "문제는 두 재단 미스터리의 배후로 안종범, 최순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는 점"이라며 "미스터리의 진실을 밝히는데 국민의당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주승용 비대위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청와대는 두 재단에 대한 의혹에 책임있게 답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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