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성형관광객 대상…입국 때와 '얼굴' 너무 달라져 병원서류 참고
[아시아경제 김희윤 작가] 한국 전통명절 추석 기간, 중국 4대 명절 중 하나인 중추절 연휴를 맞아 한국을 찾은 요우커들이 귀성행렬로 고요해진 서울 도심을 활보했다.
특히 얼굴을 붕대로 칭칭 싸매고 선글라스를 낀 여성들이 눈에 띄었는데, 이들은 강남구에 위치한 성형외과에서 수술을 마치고 관광에 나선 이른바 '성형관광객'들이다.
쌍꺼풀, 코, 양악, 안면윤곽 등 중국 여성들은 모처럼 찾은 한국에서 '큰 수술'을 감행하기 때문에 시일이 소요되는 회복 기간 중 강남, 명동 일대를 누비며 관광과 쇼핑을 즐기는 일이 다반사.
이 때문에 인천국제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중국인 성형관광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2010년부터 성형 확인증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필수 제출 서류는 아니지만, 여권 사진과 달라도 너무 달라(?) 만일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요구하는 편의용 서류로, 성형을 위해 한국을 찾는 중국 여성들 사이에서는 수술 병원에 영문 확인증 발급을 요청하는 것이 필수 정보로 통용되고 있다.
보건산업진흥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한국을 찾은 중국 의료관광객은 9만 9,000명이고, 이 중 성형목적의 환자는 4만 명으로 절반 가까운 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당초 의료목적이 아닌 관광비자로 한국 방문 중 바쁘게 이뤄지는 성형수술은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지난 2014년 9월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복부 지방흡입술을 받은 중국인 관광객 A 씨는 수술 직후 복통을 호소하기 시작했고, 2개의 천공과 중증 복막염 증세로 국내에서 입원치료를 받던 중 지방흡입수술을 받은 병원과 의사를 상대로 소송을 내 법원으로부터 2억 천만 원의 배상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이런 문제점은 최근 다층적으로 나타나는 추세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발표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 7월까지 외국인 환자 의료분쟁조정통계는 총 92건 이고, 이 중 중국인은 58건으로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
이 같은 분쟁에도 불구하고 성형관광은 더욱 활황을 구가해 최근에는 서울이 아닌 제주도에서 휴양과 성형을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는 패키지 관광상품이 나와 강남에 이어 중국 여성 관광객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성형과 관광, 휴양까지 한 번에 진행하고자 하는 요우커의 욕심은 한국의 성형 의료와 관광문화를 너머 출국심사 풍경까지 변모시키고 있다.
김희윤 작가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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