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유래가 없는 대규모 지진 발생에 정치권도 발칵 뒤집혔다. 13일 여야는 모두 긴급 회의를 갖고 안전 점검과 향후 대책 마련에 동분서주했다. 고윤화 기상청장과 김희겸 국민안전처 재난관리실장은 관련 상황 보고를 위해 국회를 찾았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8시 국회에서 지진 및 한진해운 대책 관련 당정 간담회를 열었다. 당정에 참석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변명이나 해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국민들에게 죄 짓는 것"이라며 "몇 번의 큰 사건·사고를 겪어봐서 알지만 모든 정부로부터 국민들이 변명, 해명을 듣고 불러가다 낯 붉히는 건 통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관련 법·제도 개선, 예산 지원 등을 당부했다. 그는 "이번 지진을 계기로 각종 법과 정책 관련 예산, 전문가 등을 원점에서 새로 더듬어 보고 아주 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지진 전문가 양성 및 교육 체계 마련의 필요성도 지적했다. 이 대표는 "전문가가 부족해 양성 필요성 있다"며 "지진과 관련된 교육이 시급하다. 교육부와 관계 부처가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8시30분에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지진 컨트롤타워 부재를 성토했다. 추미애 더민주 대표는 "갑자기 일어난 재난에 대해 어느 누구도 알려주지도 대책을 세울 사람도 없어 보였다"며 "국민 안전이 비상시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제는 컨트롤 타워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국민을 위해서라도 컨트롤타워 보여야 한다"며 "정부의 대응은 이번에도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꼬집었다.
다만 추 대표는 추후 대책 마련엔 '초당적 협력'을 약속했다. 그는 "국가 안보와 안전에 여야 없는 만큼 초당적 대처해서 모든 노력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 안전 위해서라면 지금 당장 필요로 하는 모든 대책에 모든 것을 아끼지 않고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진 발생 당일인 12일엔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더민주 의원들이 국민안전처를 방문했다. 이날 오전 중엔 부산시당위원장인 최인호 더민주 최고위원과 더민주 소속 부산 의원들이서 경주 월성 원전을 직접 방문키로 했다.
국민의당도 이날 오전 9시 긴급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었다. 주승용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은 "대한민국이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 것 같다"며 "그럼에도 무방비 상태인 느낌이다. 추가적 대형지진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하지만 대비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현재 방미 중인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직무대행 중인 주 위원은 전날 지진 발생 직후인 밤 11시에 광화문 중앙재난상황실을 방문,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에게 보고를 받았다. 이날 오전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오세정 의원과 신용현 의원이 경주 현지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급히 파견됐다.
한편 고 청장은 당정에 참석해 "이번 지진은 이 정도로 끝날 가능성 크다고 본다"며 "(지진 규모가) 6.0 초반을 넘어가는 것 까지는 언제든 발생이 가능하다. (다만) 6.5 이상의 큰 지진이 발생하는 건 극히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청장은 당정 직후 더민주 최고위에도 참석해 직접 관련 상황을 보고했다. 김 청장은 국민의당 비대위에 참석해 보고 후 의원들과 10여분간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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