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리테일 홍석조 회장 최근 지분 3% 블록딜
편의점 업계 '고속성장'..최대주주 대량지분 매각 왜?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홍석조 회장이 최근 자사주를 '블록딜(시간외 주식 대량매매)'하면서 유통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홍 회장은 지난 8일 장 마감 후 BGF리테일 보유 주식 862만 3510주(지분율 34.81%) 중 74만 3210주(3%)를 매각하기 위한 수요 조사에 돌입했다. 주당 거래가격은 8일 종가 21만 원에 할인율 9.5%를 적용한 19만원으로 결정했다. 홍 회장은 이번 블록딜로 1412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했다.
업계에선 편의점 업계의 고속성장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최대주주의 블록딜로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BGF리테일은 이날 장초반부터 주가가 떨어져 지난 9일에 이어 이틀연속 내리막을 걷고있다. 홍 회장이 편의점 업계의 실적 둔화를 우려해 블록딜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 탓이다.
하지만 BGF리테일 측은 이를 부인했다. BGF 관계자는 "실적이 좋지 않거나 부정적인 이슈가 있을 때 지분을 매각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현재 편의점 업계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면서 "회사 이슈로 인한 처분이 아닌 회장님 개인적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실제 편의점은 유통계에서 가장 고성장 중인 업태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편의점 업계 매출은 2011년 10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17조2000억원으로 뛰었다. 전년대비 성장률은 2011년 20.2%에서 2012년 15.8%, 2013년 9.4%, 2014년 7.8%까지 감소했지만 지난해 24.3%로 뛰었다.
내수 경제가 저성장 기조를 이어가면서 소매업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오프라인 업태 가운데 편의점만 유일하게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1~2인가구의 증가와 이에 따른 근거리 소량구매 패턴의 확산으로 편의점의 성장세는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각에선 홍 회장이 '상장 효과'에 따른 시세차익을 위해 블록딜에 나선 것으로 보고있다.
BGF리테일은 1990년 10월 편의점 패밀리마트 가락시영점을 시작으로 편의점 사업에 진출했고, 이후 1994년 12월1일 보광 CVS 사업부에서 별도법인이 보광훼밀리마트를 설립했다.
2012년 6월7일 사명을 BGF리테일로 변경했고, 2014년 5월14일 코스피에 상장했다. 공모 당시 5만5200원, 1조3601억원이었던 주가와 시총은 2년여만에 4배 가까이 뛰었다. 이 때문에 BGF리테일은 시가총액 5억원에 달하며 홍 회장은 '편의점 갑부'로 등극했다.
지난 6월 기준 BGF리테일 지분 34.8%를 보유한 홍 회장은 이번 블록딜로 지분비율이 31.8%로 줄었지만, 여전히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홍 회장과 장남 홍정국 전무 등 오너 일가를 중심으로 한 특수관계인 보유지분은 58.4%에 달한다.
BGF리테일 상장 이후 홍 회장과 특수관계인들의 BGF리테일 지분 매각이 잇따르고 있다. 2014년에는 홍라영 리움 총괄 부관장과 특수관계인들이 BGF리테일 57만 3830주(2.32%)를 블록딜로 처분했다. 지난해에는 BGF캐시넷과 BGF로지스양주 등 계열사들이 보유한 BGF리테일 49만 406주(1.98%)를 매각했다.
업계에선 승계 이슈와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지면서 향후 BGF리테일 블록딜이 지속적으로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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