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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發 수출대란]官 '배임죄 조장' vs 政 '사재출연요구'…교수들이 뿔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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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發 수출대란]官 '배임죄 조장' vs 政 '사재출연요구'…교수들이 뿔난 이유 9일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눈물을 닦고 있는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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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한진해운의 회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한진그룹 또는 대주주인 대한항공의 출연을 강요하는 것은 한진그룹 계열사 임원에게 배임을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기업의 부실원인이 사업실패라고 하더라도 경영자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요인에 의한 사업실패라면 경영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이다." (연강흠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한국과 같이 해운산업이 어렵다고 해서 돈 한 푼 쓰지 않고 버리는 국가는 거의 없다."(이동현 평택대학교 무역물류학과 교수)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후 수출과 물류현장에서 대란이 벌어지고 상황에서 정부와 정치권의 한진그룹에 대한 무한책임론이 제기된데 대해 학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 및 금융당국과 정치권은 한진그룹과 조양호 회장을 향해 한진해운에 대해 대주주로서의 책임을 요구하면서 추가지원과 사재출연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재계와 학계에서는 이미 정부와 정치권이 부실계열사를 부당지원하라며 배임죄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해 왔다.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사재출연을 하라고 압박했다.

19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주최한 '물류대란 사태, 어떻게 볼 것인가' 긴급좌담회에 참석한 각계 교수들은 정부와 정치권의 이 같은 행태가 반(反)시장주의적이며 초법적인 행태라고 비판했다.


-최준선 교수 "반자본주의적 사태 빈번…한진해운이 대표적"

최준선 교수는 "자유경제체제하에서 주식회사제도를 발전시켜온 한국, 2016년 현재 세계 11위 경제대국인 한국에서 근래에 반주식회사법적인, 따라서 반자본주의적인 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하여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면서 한진해운 사태를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최 교수는 아직 해결되지 아니한 배임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진해운의 회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한진그룹 또는 대주주인 대한항공의 출연을 강요하는 것은 한진그룹 계열사 임원에게 배임을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만일 지원하게 된다면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 계열사의 주주들은 한진해운의 이해관계자를 위해 손해를 감수할 위험을 안게 된다.


이는 직접적으로 한진그룹 각 계열사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사용되어야 할 자금이 법정관리 신청으로 이제는 더 이상 한진그룹의 계열사도 아닌 한진해운을 위해 쓰여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진해운 대주인 대한항공은 2014년 한진해운을 인수한 후 지금까지 2조원 이상을 쏟아 부은 상황에서 대한항공의 소액주주들에게는 기가 막히는 일이다.


최 교수는 "예외 없는 법정관리, 국민의 세금에 의한 지원은 없다는 원칙을 강조하던 당국이 이번에는 이미 법정관리를 신청한 회사의 이전 계열사들에게, 또는 이전 오너에게 원칙도 근거도 없이 사재출연을 강요하는 모순은 어떻게 설명되는가"라고 따졌다.


최 교수는 또한 대기업의 확장을 막아야 한다는 정부의 정책기조에 역행한다면서 "지주회사체제로의 전환이라는 지금까지의 기조가 허구였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양수산부의 존재감이 전혀 없이 금융적 시각(금융논리)이 우세한 상황에서 진행된 구조조정 기본방향도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상선은 거의 좀비 기업의 길로 가고 있고, 한진 해운은 파산으로 내몰리면서 한국의 해운 산업 전체가 붕괴되는 것을 자초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특히 대주주에 사재출연 강요는 주주유한책임 법리 넘어선 초법적인 요구이며 사재출연 요구는 법정관리의 본질에도 반한다고 말했다. 오너가 경영을 잘 못했을 수도 있지만 경영에 실패했다고 해서 무한책임을 지라고 하는 것은 '경영판단의 원칙'에 반하며 적극적 경영을 할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이다.

[한진發 수출대란]官 '배임죄 조장' vs 政 '사재출연요구'…교수들이 뿔난 이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자료사진>


-연강흠 교수,"대한항공이 책임질 부분은 지분까지만"

연강흠 교수는 한진해운의 최대주주인 대한항공이 책임져야 할 부분은 지분인 33.23%에 대한 손실까지라고 선을 그었다. 대한항공의 0.01% 지분과 31.46%의 지분을 가진 한진칼의 17.81%을 보유한 조양호 회장이 한진해운에 주주로서 책임질 부분은 금전적으로 최대한 한진해운 시가총액의 1.86%를 잃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식회사제도를 유지하는 한 주주의 유한책임은 절대적으로 지켜져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앞으로 주식 형태로 자금을 조달하기는 어려워질 것이고 제도 자체가 위협받게 될 것"이라면서 "대한항공은 이사회와 주주의 이익을 감시하는 사외이사 제도를 통해 주주의 책임한계를 어느 정도 보호 받고 있다. 개인인 조양호 회장에 대한 사재출연도 주주로서가 아니라 경영자로서의 책임이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 교수는 한진해운의 경영책임 문제에 대해서는 "기업의 부실원인이 사업실패라고 하더라도 경영자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요인에 의한 사업실패라면 경영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은 최은영 전 회장에게 물어야 한다"고 했다. 다만 경영판단의 중대한 고의나 과실 또는 사적 이익추구행위가 명백하지 않다면 경영자 개인에게 별도로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 게다가 대한항공이 부실기업을 인수해 정상화 노력을 하였으나 외부환경으로 상황이 악화돼 부실기업이 법정관리에 갔을 때 경영자에게 추가적 책임을 묻는다면 앞으로 부실기업을 인수해 정상화하려는 시도는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 교수는 이어 "정치권과 청와대의 영향을 내부통제 등의 문제를 일으킨 대우조선해양에 대해서는 정치권과 청와대에 책임을 묻지 않고 한진해운으로 인한 물류사태에 대해 대주주와 대주주의 대표이사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공권력이 민간에게는 불평등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發 수출대란]官 '배임죄 조장' vs 政 '사재출연요구'…교수들이 뿔난 이유 지난 6일 열린 한진해운 대책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당정은 한진그룹의 담보제공을 조건으로 장기저리자금을 지원키로 했지만 한진그룹은 이날 1000억원을 직접 조달해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협의회에 참석한 이정현 당대표(오른쪽 두번째)와 김영석 해수부 장관(오른쪽 첫번째), 김광림 정책위의장(가운데) 등.


-이동현 교수,"대란 대책 한심스러워…해운사 생존 고민해야"

이동현 교수는 물류대란에 대해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대책을 보면 매우 한심스럽다는 느낌이이라고 평가하고 "지금부터라도 정부가 중심을 잡고 물류대란을 해결할 협상에 직접 나서고, 필요한 경우 자금지원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특히 지금까지처럼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이 전면에서 주도권을 잡지 않고, 해양수산부에게 전권을 넘겨주어 자금지원, 물류대란 해소 등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이어 향후 국내 해운사들이 글로벌 해운사와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해운전문가에 의한 경영으로 기업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해운전문경영이라는 것은 해운산업에 대한 종합적 이해는 물론 금융기법, 국제규제, 보험, 신해양산업 등에 대한 식견과 경륜을 가진 것을 의미한다. 또한 선진 해운인력 양성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 어디에서 그런 프로그램을 찾느냐 고민할 것도 없이, 머스크를 먼저 공부하면 답이 나온다.


이 교수는 정부는 조직적으로는 해운-조선 등을 연계해 담당할 부처를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해운은 해양수산부, 조선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맡고 있는데 연계전략이 이루어질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정부에서 폐지됐다가 다시 부활했지만 이번 사태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 정말 역할이 보이지 않았다.정책적으로는 해운회사들이 신조선 건조 또는 중고선 매입 등을 손쉽게 하기 위한 선박금융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해운산업에 대한 국민과 정부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진국들은 해운산업의 국가 기간산업적 측면, 사회간접자본적 측면, 다면적 역할 등을 잘 알고 있고, 정치권과 행정부도 해운산업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쓰고 있다"면서 "한국과 같이 해운산업이 어렵다고 해서 돈 한 푼 쓰지 않고 버리는 국가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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