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發 수출대란]대한항공, 600억 긴급 지원…조 회장도 사재 금명간 투입(종합)

대한항공, 이르면 오늘 중 600억 긴급 투입..조양호 회장도 사재 400억 투입
한진해운 물류대란 해소 숨통…선원들에 대한 지원도 본격화
美 법원 등 파산보호도 잇달아…각계선 해운살리기 잇달아 촉구

▲한진해운 컨테이너선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한진그룹이 빠르면 7일 600억원을 한진해운에 투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물류 대란 해소하기 위한 긴급자금으로, 전날 한진해운은 1000억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었다. 나머지 400억원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재다. 이 자금은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맡은 법원이 '올스톱'된 화물 하역을 재개하는 데 쓸 예정이다.

해운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르면 이날 중 6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한다. 한진해운이 지분 54%를 보유한 자회사 TTI가 운영하는 해외 터미널 지분과 TTI 채권 등을 담보로 한진해운에 600억원을 대여하는 방식이다. TTI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롱비치터미널과 시애틀터미널 운영사다. 조 회장도 보유주식을 담보로 은행에 대출을 받아 400억원을 마련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 측은 은행권을 접촉해 대출시기 등을 조율 중"이라며 "금명간 공시를 통해 이를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정관리 기업의 자금 유출입 등은 법원이 담당하고 있다. 법원은 한진그룹의 지원안이 제출되면 이를 승인해 화물 하역을 하는데 쓸 것으로 보인다. 해양수산부는 거점별, 대륙별 항만을 선정해 선박을 입항시킬 경우 700억원에서 1000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했다.

화물하역이 다시 시작되면 한진해운 소속 선박의 압류도 풀릴 전망이다.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 소재 파산법원은 지난 2일 한진해운이 제기한 파산보호 신청을 일시적으로 받아들였다. 오는 9일 추가 심리를 통해 채권자 보호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법원 결정에 따라 한진해운 채권자들은 당분간 한진해운의 미국 내 자산을 압류하지 못하며 다른 법적 절차도 진행하지 못하게 된다. 앞서 도쿄지방재판소는 지난 5일 한진해운 회생절차에 대한 승인 결정과 강제집행금지명령인 스테이오더(Stay Order)를 내렸다. 이 결정에 따라 한진해운 선박은 압류 위험 없이 일본을 운항할 수 있게 됐다.

한진해운은 일본과 미국은 물론 캐나다, 싱가포르, 독일, 영국 등 주요 거래 국가 10여곳에 스테이오더를 신청했다. 한진그룹 관게자는 "선박 억류 금지를 요청한 미국ㆍ독일ㆍ싱가포르 등 5국 항만에 컨테이너화물을 하역하고 화주들이 찾아갈 수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현재 외국에서 가압류된 한진해운 소속 싱가포르의 한진로마호 1척과 중국 상하이와 선전의 2척 등 3척"이라고 설명했다.

자금 투입에 따른 화물하역이 재개되고 선박 압류가 풀리더라도 아직 갈 길은 멀다. 용선료 등 6500억원의 채무를 가진 한진해운의 정상화를 놓고 금융당국ㆍ채권단과 한진그룹 간 입장 차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을 살려야 한다는 각계의 요구도 늘고 있다.

부산지역 시민단체와 항만 관련 업계 등이 참여한 '한진해운 살리기 부산시민비상대책위'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사옥 앞에서, 오후 4시30분에는 금융위원회 앞에서 궐기대회를 열어 한진해운 회생 방안 마련을 요구한다. 화주협의회도 오후 4시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한진해운 사태에 대한 대정부건의문을 발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