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국제 곡물 가격의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올해 전 세계적으로 곡물의 풍작이 예상되는 가운데 대량의 곡물 재고를 안고 있는 중국 리스크가 더해지고 있어서다.
5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FT 원자재 아시아서밋 2016'에서 자이메 오도나휴 루이 드레퓌스 아시아지역 최고경영자(CEO)는 "남미 지역에서의 라니냐 현상이 걱정되지만 대체적으로 곡물 풍작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풍작으로 재고가 쌓이고 있는 중국이 대량의 재고를 방출하면 곡물의 국제 시세에 미치는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오도나휴 CEO는 "중국이 안고 있는 옥수수 재고는 1억5000만~2억5000만t 정도로 타국으로 수출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생산량 증가가 반영되면서 곡물 가격은 최근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 풍작이 예상되는 옥수수는 7년 반 만의 최저 수준인 부셸당 3.1~3.2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8월 말에는 부셸당 3달러 밑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다른 곡물의 국제 가격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시카고거래소에서 밀은 현재 부셸당 3.6~3.7달러로 최근 최고점을 찍은 가격에 비해 30% 가까이 하락했다.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도 밀의 풍작이 예상된 6월 중순부터 밀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콩도 부셸당 9.7달러 안팎으로 6월 초에 비해 20% 가격이 하락했다.
다만 곡물 가격이 하락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싱가포르 농산물거래소인 올람인터내셔널의 서니 버기스 최고경영자(CEO)는 "베트남 등 신흥국에서 식습관 변화에 따라 곡물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 토지부족과 농업 생산성 하락으로 인해 공급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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