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현직 부장판사가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ㆍ구속기소)에게서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자 대법원이 전국 법원장 회의를 소집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오는 6일 전국 법원장들을 모아 인천지법 김수천 부장판사(57) 구속 사태와 관련한 대응 방안 및 재발방지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2일 밝혔다.
대법원은 또한 김 부장판사 구속과 관련해 "비통한 심정으로 깊은 유감과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대법원은 "오늘 현직 부장판사가 형사사건에 연루되어 구속되는 일이 발생했다"면서 "누구보다도 높은 수준의 윤리의식과 도덕성을 갖추어야 할 법관이 구속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점에 대하여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이어 "이번 사건은 판사 한 명의 잘못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사법부 전체의 과오이자 잘못임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면서 "어떠한 질책과 채찍도 달게 받겠다는 마음으로 진지하게 반성하고 근본적인 개선에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김 부장판사를 구속했다.
김 부장판사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담당한 성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2014년 정 전 대표 소유의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레인지로버 중고차를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사들인 뒤 나중에 차값을 일부 돌려받고 해외여행비를 부담시키는 등 1억7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전날 김 부장판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부장판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았고 법원은 서면 심리를 통해 영장을 발부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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