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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간염 공포]"피로는 간때문? 병원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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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마련은 시간 걸릴 듯

[C형간염 공포]"피로는 간때문? 병원때문이야!" [그래픽=이주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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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내일은 또 어디일까?"

보건 분야를 담당하는 기자들에게 요즈음 가장 많이 드는 생각 중 하나이다. 들불처럼 C형간염 사례가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콜레라, 일본뇌염, 지카 바이러스까지 발병하고 있다. 'C형간염'이란 들불이 전국에서 불붙고 있는데 마땅한 소방관은 없는 상황이다. 감시체계는 여전히 부족하다. 즉각적 대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감염자가 신고해야만 그때서야 보건당국의 조사가 시작된다. 사전 모니터링은 없다.


보건복지부는 건강검진 항목에 C형간염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또한 1년의 시간이 걸린다. 이래저래 마땅한 대책 없이 번져나가는 'C형간염 들불'만 쳐다보고 있는 형국이다.

◆병원이 위험하다='C형간염' 집단감염은 병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오히려 병을 얻는 경우에 속한다. 지금까지 집단감염이 확인된 병원의 감염경로는 1회용 주사기, 자가혈시술(PRP), 각종 칵테일 주사, 혈액투석기를 통해서다. 여기에 이른바 '돌팔이'라고 부르는 불법 치료과정에서도 집단 감염에 노출됐다.


지난달에 전국의 네 곳에서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달 31일 건국대학교 충주병원은 의료기관 자체 감염관리 과정에서 혈액투석환자 3명에 대해 C형간염 사례를 확인했다. 30일에는 전라도 순창지역서 불법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약 200명이 C형간염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22일에는 서울 동작구 서울현대의원(현 JS의원)에서 508명이 C형간염에 집단 감염된 것을 확인했다. 서울, 순창, 충주 등 전국을 가리지 않고 있다.


올해 2월에는 원주 한양정형외과의원에서 435명, 지난해 12월에는 양천구 다나의원에서 100명의 C형간염 집단감염이 발생한 바 있다. 피해자가 1000여명을 훌쩍 넘어섰다. 이 과정에서 병원의 1회용 주사기 재사용, 칵테일 주사, 혈액 투석기 등을 통해 C형간염이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이 늘어난다=병원에서 C형간염에 집단 감염되면서 병의원에 대한 철저한 감시체계와 교육 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은 "현재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역학조사가 많다"며 "의사뿐 아니라 간호사, 간호조무사에 대한 철저한 사전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도 최근 C형간염 가이드라인을 회원들에게 숙지시키면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김주현 의협 대변인은 "그동안 C형간염에 대해 의료계는 물론 정부와 국민 모두 무관심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C형간염 유병률이 1% 이하로 워낙 낮다보니 그런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매년 두 차례 회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수교육이 있는데 이 과정에서 C형간염에 대한 기본부터 숙지시킬 예정"이라며 "지금은 세균감염이 아니라 바이러스 감염이 매우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등에 대한 사전 교육도 관련 협회에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김 대변인은 "의협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교육과 모니터링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자는 증가한다= C형간염은 전 세계적으로 많이 감염되는 질환 중 하나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인의 3% 정도가 C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 세계인구의 약 1억3000만 명이 만성 C형간염이고 매년 약 50만 명이 관련 질환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C형간염 환자 수는 약 30만 명으로 추정된다.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이 중 14∼30%만 치료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약 25만 명이 C형간염에 감염됐음에도 치료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C형간염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4만5000∼7만 명에 그쳤다. 2012∼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C형간염 항체 양성률(10대 이상)은 0.6%였다.


◆대책은 안보인다=C형간염 사례와 이슈는 실시간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여전히 대책과 방지책은 없는 실정이다. 대책마련이 검토되고 있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C형간염이 최근 이슈가 되면서 정부가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대책은 크게 두 가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선 건강검진항목에 C형간염을 포함시키자는 목소리가 높다. 정진엽 보건복지부장관은 최근 국회 현안질의에서 "C형간염을 건강검진항목에 포함되도록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권준욱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건강보험 적용여부는 용역을 맡겨 비용효과 분석을 해야 하는데 약 11개월 정도 걸린다"며 "또한 관련 안건이 건강검진위원회,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관련 정책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최소 1년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 추진되고 있는 정책은 C형간염을 제3군 감염병으로 옮기는 작업이다. 현재 C형간염은 지정감염병에 속한다. 이 때문에 C형간염이 발생하더라도 신고의무가 없다. 피해를 당한 소비자가 신고하지 않는 이상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권준욱 정책관은 "현재 지정감염병인 C형간염을 제3군 감염병으로 옮기는 감염병 예방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C형간염이 제3군 감염병으로 지정되면 감염 사례가 발생했을 때 반드시 보건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신고를 하지 않으면 20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이 또한 관련 법이 개정돼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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