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1일부터 국내에서 사용되는 철근 품질이 강화된다. 철근은 각종 구조물이나 건물에서 뼈대 역할을 하는 철강재다. 국내 철강업계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국내에 유입되는 '저품질' 중국산 철근이 점차 줄어들 것을 기대하고 있다. 중국산 철근 국내시장 점유율은 이미 30%를 넘어섰다.
이날 시행되는 '철근 콘크리트용 봉강' 국가표준(KS) 개정안은 국내서 사용되는 철근의 KS 인증기준을 강화한 것이 골자다. 우선 철근을 만들 때 들어가는 불순물인 인, 황 비중을 낮췄다. SD400 등 범용철근은 기존 0.05% 이하에서 0.045%로, SD600을 비롯한 초고강도 철근은 0.04% 이하까지 줄이도록 했다. 철근을 가공할 때 변형되지 않고 버티는 힘을 뜻하는 항복강도도 기존 400~700MPa에서 최대 910MPa까지 높이도록 했다. 항복강도는 숫자가 높을수록 견디는 힘이 강하다. 지진에 강한 내진 철근 역시 KS인증 종류를 고강도 제품까지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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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사용기준을 강화한 것은 각종 붕괴사고와 잦은 지진 등으로 건물 안전에 대한 인식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건축 자재에 대한 안정성 기준을 높이는 추세"라며 "이번 개정안 역시 저품질 철근 사용을 차단하고 건물이 조금 더 안전하게 지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철강업체는 자연적으로 저품질 중국산 철근이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철근 품질을 올려서 능력이 안 되면 국내 시장에 못 들어오게 하려는 것"이라며 "중국 중소형 철강사는 개정된 KS 인증 기준을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법상 철근을 포함해 국내에 유입되는 모든 수입 철강재는 KS 인증을 통과해야 한다.
그동안 중국업체는 낮은 가격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 밀어내기식 철근 수출을 해왔다. 2014년 4분기 이후 국내 분양시장이 살아나면서 수요가 급증해 지난해에는 총 112만2000t이 국내에 수입됐다. 이중 중국산 비중은 88.2%에 이른다. 올해도 기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상반기 기준 총 64만2000t의 중국산 철근이 수입됐다.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건설사 등 수요처가 KS 인증을 받은 제품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물에는 대부분 의무적으로 KS 인증을 받은 철근을 사용하고 있지만 다세대 주택이나 중소형 아파트 등에는 여전히 불량 철근을 사용하는 곳이 많다"며 "인증을 강화해도 실제 현장에서 사용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인증기준 만큼 감시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산 철근이 문제가 된 것도 KS 기준을 교묘하게 피해간 불량 철근이 수입돼 국내 시장을 흐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중에는 국내 업체의 이름을 박아 유통을 시키거나, KS 인증을 받을 때만 규격을 맞췄다가 인증 후에는 불량제품을 시중에 유통시키는 '꼼수' 업체가 적발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품질 결함으로 인증이 취소됐음에도 KS인증을 보유한 회사의 철근라인을 사서 다시 수출을 재개한 업체도 있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근은 건물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선택해선 안 된다"며 "이번 개정안이 불량 철근 유입을 차단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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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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