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황준호 특파원] 멕시코 불법 이민자들에게 강간범이라고 하는 등 막말을 일삼던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31일(현지시간) 멕시코를 찾았다.
그는 이날 오후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회동하기 위해 멕시코시티에 도착했다.
하지만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의 방문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빈센테 폭스 전 대통령은 미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단지 멕시코를 이용하는 것이라며 니에토 대통령이 트럼프를 만나는 것은 커다란 실수라고 비판했다.
빈센테는 "트럼프는 냉소적으로 (멕시코 출신) 미국민과 멕시코인을 계속 무시하고 있다"며 "이번 방문은 기회주의적인 조치며 떨어지는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필사적인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회동은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후보로서 외국 정상과 처음 공식으로 만나는 자리다. 또 반(反) 이민 기조를 고수해온 트럼프가 애리조나 주(州)에서 구체적인 이민공약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날에 진행됐다.
그간 트럼프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를 제안했으며 멕시코 불법 이민자를 '강간범'으로 부르는 등 멕시코를 경멸하는 자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니에토 대통령은 멕시코 이민자를 비하하면서 거친 말을 내뱉는 트럼프를 '히틀러'와 '무솔리니'에 비유하며 강도 높게 비난하기도 했다.
뉴욕=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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