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과표구간 1000억원 이상 기업들의 법인세 실효세율이 소득이 적은 기업보다 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명목 법인세율은 법인소득이 많을 수록 세율이 높아지도록 설계되어 있지만 공제 등의 영향으로 소득이 많은 기업의 세율이 더 낮아지는 세율역전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31일 국회예산정책처 '법인세 실효세율의 측정방식과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과표구간 1000억∼5000억원 이하 기업들의 법인세 실효세율은 18.7%로 나타났다. 이는 과표구간 500억∼1000억원 이하 기업의 법인세 실효세율 18.8%보다 낮은 것이다. 과표구간이 5000억원을 초과하는 기업의 법인세 실효세율은 16.4%로 과표구간 50억원 초과 100억원 미만 기업들의 법인세 실효세율 16.5%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초 과표금액이 높아질수록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법인세법 취지와 어긋난다. 현행 법인세제에 따르면 과표구간 500억∼1000억원 이하 기업들의 명목 법인세율은 21.4%, 1000억∼5000억원 이하는 21.8%, 5000억 초과 기업들의 경우에는 22%로 되어 있다. 과표구간이 커질수록 명복세율이 늘어나는 구조다.
실효세율이 명목세율과 다른 것은 공제감면 때문이다. 500억∼1000억원 이하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2.6%, 과표구간 1000억∼5000억원 이하 기업들의 경우는 3.1%, 5000억원 초과 기업은 5.6%를 공제 받았다. 대기업들의 공제폭이 더욱 큰 셈이다.
외국납부세액나 지방소득세 법인분을 포함하는 식의 법인세실효세율을 적용할 경우에는 법인세율 역전현상이 덜 두드러졌다. 과표구간 1000억원 이상 기업들의 경우 해외에 진출한 대기업 등이 포함되어 외국납부세액이 법인세 실효세율을 높이기 때문이다.
법인세에 외국납부세액과 지방소득세 법인분 등을 합할 경우 과표구간 500억∼1000억원 기업의 법인세실효세율(외납ㆍ지방세 포함)은 21.5%였으며 1000억∼5000억원 실효법인세율(외납ㆍ지방세 포함)은 22.5%로 나타났다. 하지만 외국납부세액과 지방소득세 법인분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과표구간 5000억원 초과 구간에 있어서는 법인세율 역전현상이 그대로 였다. 5000억 초과 기업의 경우 실효소득세율은 21.2%였다.
예정처 관계자는 "과표 5000억원을 초과하는 47개 기업의 경우 외국납부세액 2조8000억원 등을 반영하더라도 실효세율 역전 현상이 발생한다"면서 "이는 해당 기업들이 받는 연구개발(R&D) 비용 세액공제(1조4000억원), 임시ㆍ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4000억원) 등의 조세감면 규모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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