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올해 하반기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 금리 추가 인상 현실화와 글로벌 경기 불투명으로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하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삼성전자 등 대형주들만 나 홀로 질주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30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하반기 코스피와 코스닥시장 상장사 영업이익 기대치 합계는 73조6043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별로 보면 코스피 상장사 171개의 4분기 영업이익 기대치는 21조9612억원으로 3분기 영업이익 기대치 25조8854억원보다 20% 줄었다.
코스피 영업이익 기대치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 4분기 모두 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삼성전자는 높은 기대치를 보였다.
증권가의 삼성전자 3, 4분기 실적 추정치 평균은 3개월 전 조사 때보다 모두 20% 넘게 상향 조정됐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ㆍ추정기관 3곳 이상 기준)는 매출액이 51조9535억원, 영업이익은 8조2044억원, 순이익은 6조2768억원으로 집계됐다. 4분기에도 매출액 53조7486억원, 영업이익 7조9133억원, 순이익 6조514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나머지 상장사들은 상황이 다르다. 3분기에 종목별로는 하나투어가 한 달 전 155억31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됐으나 현재는 119억7600만원으로 22.89% 하향 조정됐다.
호텔신라도 같은 기간 437억4900만원에서 381억2200만원으로 12.86% 감소됐다. LG전자(-14.26%), 삼성전기(-13.65%), 롯데쇼핑(-11.95%), 삼성엔지니어링(-11.57%), 오리온(-10.76%) 등의 영업이익도 두 자릿수 이상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코스닥 상장사 79개의 4분기 영업이익 기대치는 12조9681억원으로 3분기 영업이익 기대치 12조7894억원보다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코스닥 상장사들은 3분기에 실적 악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카카오, KH바텍, 조이시티, 오스템임플란트, 게임빌이 대표적이다. 한 달 전 카카오의 영업이익 기대치는 486억원이었으나 지금은 309억원으로 약 40% 감소했다.
KH바텍은 89억원에서 34억원으로 한 달 새 영업이익 추정치가 반토막이 났다. 또 컴투스(573억원→463억원), 오스템임플란트(120억원→84억원), 조이시티(79억원→46억원) 등도 한 달 새 영업이익 추정치가 두 자릿수가 넘는 하락률을 나타냈다.
이 밖에도 CJ E&M(-7.91%), 인터파크(-7.85%), GS홈쇼핑(-7.14%), 솔브레인(-5.43%), 매일유업(-3.08%) 등도 하락률을 보였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 4분기 미국 금리 인상 이후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주식이 안전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군이 많은 대형주가 상대적인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코스닥 등 중소형주가 대형주 강세 흐름에 동승하기 위해서는 금리보다는 미국 대선 향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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