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대부 구봉서, 웃음 주고 떠나다

오늘 발인 … 송해ㆍ엄용수 등 동료ㆍ후배들 마지막 길 배웅

故 구봉서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원로 코디미언 구봉서(사진)가 많은 이들에게 큰 웃음을 안긴 채 세상을 떠났다.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구봉서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이날 발인식에는 많은 동료와 후배들이 자리해 고인의 떠나는 길을 함께 했다. 송해, 엄용수, 이홍렬, 김미화, 김학래 등이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켰다. 특히 연예계 활동을 함께 해 왔던 동료이자 친구인 송해는 슬픔 가운데 고인의 마지막 길에 손을 흔들었다.

고인은 지난 27일 오전 1시께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유족에 따르면 이달 중순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상태가 악화돼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평양 출신인 고인은 1961년 정식 데뷔해 코미디언 고 배삼룡, 서영춘과 콤비로 활동했다. 1958년 영화 '오부자'에 막내 역으로 출연하며 '막둥이'란 별칭으로 사랑받았다. 이후 라디오 프로그램 '홀쭉이와 길쭉이', '노래하는 유람선' 등을 진행했으며, 수백 편의 TV 드라마, 영화를 통해 대중을 만났다.

고인은 또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로 시작해 '바둑이는 돌돌이'로 끝나는 72자의 가장 긴 유행어를 남기는 등 철학이 담긴 코미디로 한국을 웃게 했다.

이 같은 활동을 인정받아 큰 상을 받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2000년 MBC코미디언부문 명예의 전당에 올랐으며, 2006년 제13회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연예예술발전상, 2013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그러나 과거 영화 촬영 중 당한 부상 후유증으로 척추 질환을 앓아왔으며, 지난 2009년 1월엔 중순 자택 욕실에서 넘어져 뇌출혈로 의식을 잃은 뒤 뇌수술을 받았다. 6년 전부터는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했지만 나이에 비해 정정한 모습으로 매주 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지난해 3월 KBS 1TV '인순이의 토크드라마 그대가 꽃'에 출연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네 아들이 있다. 장지는 모란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