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통화스와프 논의 재개" 깜짝발표

재무장관회의 의제에 포함 안됐지만 한국이 제안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한국과 일본이 27일 재무장관회의에서 양자 통화 스와프 논의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한·일 재무장관회의를 열어 양자간 통화 스와프 계약을 다시 체결키로 하는 데 합의했다.

통화 스와프는 외환 위기 등 비상 시에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이다. 앞서 한국과 일본은 지난 2001년 7월 협정을 체결한 뒤 약 14년간 통화 스와프를 유지했다. 스와프 규모는 2012년 10월 700억달러로 정점을 찍었으나 이후 한일 관계가 악화하면서 점차 감소하다가 지난해 2월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100억달러마저 중단됐다.

재개될 통화 스와프의 규모와 계약 기간 등은 추후 논의를 통해 결정된다. 아직 논의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유 부총리는 "(이번 재무장관회의에서) 한국이 통화 스와프 논의를 제안했고 일본이 동의했다"며 "이제야 논의를 시작하게 됐으며 실제 통화 스와프 재개까지는 몇 달 걸린다"고 말했다.

당초 한·일 통화 스와프 재개 문제는 이번 재무장관회의에선 거론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황건일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국장은 25일 브리핑을 열어 이번 재무장관회의를 예고하면서 "회의 의제에 통화 스와프는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24일 아소 부총리가 "한국 쪽에서 (통화 스와프 재개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검토하겠다"고 한 발언을 놓고도 "일반적인 얘기를 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황 국장은 "25일 이전까지 회의 의제에 통화 스와프는 없었다"면서 "정부 기본 입장은 가능한 한 많이 통화 스와프를 추진하는 것이고 한·일 통화 스와프 재개도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