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연수 인턴기자] 최근 두 차례 발생한 콜레라 환자가 같은 종류의 세균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환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는 두 번째 콜레라 환자(73·여)에게서 분리된 콜레라균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첫 번째 환자(59·남)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질본에 따르면 이 콜레라균은 과거 국내에서 발견된 적이 없는 새로운 유형이다. 즉 어딘가에서 새로 유입된 콜레라균이 첫 환자와 두 번째 환자를 잇달아 감염시켰다는 결론이 나온다.
또 두 환자는 '경남 거제'에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과 비슷한 환경에 노출된 사람이 더 있다면 감염자가 추가로 확인될 수도 있는 것이다.
질본은 두 환자의 콜레라균의 감염 경로를 3가지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첫째는 거제, 통영 인근의 바닷물과 어패류가 오염됐을 가능성이다. 첫 환자가 거제도의 한 횟집에서 섭취한 농어는 중국산이고, 간장게장 등에 사용된 게는 파키스탄산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서비스로 제공된 멍게 등이 거제도 근해에서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환자는 거제 인근에서 지인이 직접 잡은 삼치를 회로 섭취했다. 거제도 인근 바다가 같은 콜레라균으로 오염된 것으로 확인된다면 두 환자의 감염을 쉽게 설명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두 환자 사이에 '제3자'가 개입했을 가능성이다. 첫 환자가 거쳐 간 식당, 두 번째 환자가 다니는 교회에 공통된 인물이 있다면, 그를 통해 오염원이 이동했을 수 있다.
식당과 교회가 자동차로 30분 정도 걸리는 먼 거리여서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당국은 첫 환자의 가족, 두 번째 환자와 함께 삼치를 섭취한 지인 등으로 범위를 확대하며 공통점을 분석하고 있다.
세 번째는 지하수의 오염 가능성이다. 깨끗한 바다에서 잡힌 생선을 오염된 지하수로 손질했다가 콜레라균에 오염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하수가 콜레라균으로 오염됐다면 감염이 대규모로 확산할 우려가 있지만 이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질병관리본부는 설명했다.
질본은 해수나 어패류 오염의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보고 역학조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세계보건기구(WHO) 등에 유전자 분석 결과를 보내 국내 유입 콜레라균이 해외에 등록된 유형인지 확인할 방침이다.
유연수 인턴기자 you012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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