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대기업 외식업 규제·소비자 입맛 변화로 고전
매장 수 줄이고 공격출점 자제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국내 외식업계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던 한식뷔페가 최근 경기불황과 대기업에 대한 외식업 규제, 과당경쟁 속 소비자들의 입맛변화 등으로 인해 삼중고를 겪고 있다. 이에 한식뷔페를 운영하는 업체들은 올 들어 공격 출점을 자제하는 한편 시너지를 명목으로 일부 매장은 통폐합하는 등 기존의 확장노선을 180도 바꿨다. 3년 새 레드오션이 돼 버린 한식뷔페 시장에 무리수를 두지 않겠다는 뜻에서다. 이 결과 한식뷔페 매장 증감 속도는 눈에 띄게 더뎌지고 있다.
26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이랜드의 자연별곡은 올해 매장 4개를 접었다. 자연별곡은 2014년 20개 매장에서 지난해 말 49개로 2배 이상 증가, 올 초 52개까지 운영했지만 최근 수유점ㆍ노원점ㆍ양재점ㆍ서면점 등 4개 매장을 인근 매장과 통폐합시켜버렸다. 이에 따라 8월 기준, 매장 수는 48개로 줄었다.
올해 추가로 예정된 매장 개설 계획도 없다. 중소기업적합업종 권고안에 따라 매장을 열다보니 더 이상 낼 수 있을만한 곳이 바닥났기 때문이다. 이랜드 외식사업부는 중국 등 해외 진출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계절밥상도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됐다. 2013년 3개, 2014년 7개로 늘어난 이후 2015년에는 매장 26개를 새롭게 열며 33개 매장을 뒀다. 그러나 올해에는 신규매장 수가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1개에 그치며 8월 기준, 44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최근 2~3년간 비슷한 한식뷔페 콘셉트의 매장이 여러 개 생긴데다가 다양한 맛집들이 생겨나면서 '패밀리레스토랑'의 대안으로 떠올랐던 한식뷔페 인기도 시들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주말인 21일, 가산디지털단지의 W몰 지하에 있는 계절밥상에는 점심시간임에도 대기시간 없이 곧장 매장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2~3년 전만해도 점심시간이면 대기표를 받고 2시간씩 줄서서 기다려야했지만 맞은편 현대아울렛에 풀잎채, 롯데 팩토리 아웃렛에는 더차림이 들어선 이후부터는 대기시간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계절밥상과 자연별곡 뿐만 아니라 신세계푸드의 올반과 풀잎채 등 다른 한식뷔페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들 매장의 올해 신규매장 수는 2~4개에 그쳐, 지난해 10~20개씩 늘렸던 것 비해 확실히 둔화됐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올반은 지난해 2개 매장에서 13개 매장으로 급격히 늘었지만 올해는 신규매장을 2개 더 내는 데에 그쳤고, 한식뷔페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든 풀잎채도 올 8월 기준 매장 수가 45개로 4개 매장을 새로 오픈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18개에서 41개로 23개 매장을 열었던 것과 비교하면 6분의1 수준으로 대폭 감소한 셈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한식뷔페가 처음 생기던 당시 소비자 반응이 지나치다고 싶을 정도로 과열됐는데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불나방처럼 뛰어들었던 게 독이 됐다"면서 "골목상권 상생 이슈로 매장 확장에 어려움을 겪은 데에 이어 최근에는 맛집 등의 등장으로 소비자들이 한식뷔페에서도 차츰 멀어져가고 있어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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