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데스크칼럼]공감불능정부에 대한 유감

시계아이콘01분 30초 소요

공감능력 부족과 소통의 승패 의식이 불통 불러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오늘(23일)은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지 1276일(3년5개월29일) 되는 날이다. 대선에서 승리한지는 1344일(3년8개월4일)이 됐다.


[데스크칼럼]공감불능정부에 대한 유감 박성호 정치경제부장
AD

인공지능(AI)과 4D 프린터, 무인자동차 등 신기술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세상이다. 그런데 지난 3년 5개월이 왜 이리도 길어 보이고 남은 1년 7개월이 불안할까.

또 청와대는 왜 불안정과 갈등, 분열, 대립의 아이콘이 되었을까.


박 대통령의 초심(初心)은 그렇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2013년 2월 25일 취임식 기조는 '통합과 전진, 그리고 국민의 삶 속으로' 이었다. 취임식에서 박 대통령은 "새 정부는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을 통해 새로운 희망의 시대를 열어나가겠다고 했다.


언론도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취임식을 전후해 언론은 국민의 염원을 담아 다양한 사설과 칼럼을 실었지만 사상 첫 여성 대통령에게 기대했던 핵심은 소통과 화합, 통합, 그리고 섬세하고 따뜻한 리더십 등이었다.


3년 5개월 전 박 대통령의 다짐과 국민의 기대는 결과적으로 공염불이 된 것 같다.


국민 통합은 '여론 분열'로, 경제적 전진은 '성장률의 후퇴'로, 국민의 삶 속으로 가야 할 정치는 '일방통행 통치'로 추락했다.


최근 우병우 민정수석의 거취논쟁은 말할 것도 없고 국방과 경제민주화, 민생을 두고 야당과 청와대, 심지어 여당과 청와대의 갈등과 대립, 분열의 사례는 세세히 논하기 힘들 정도다.


이 모든 원인을 박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의 '공감 능력 부족' 그리고 소통을 '승패'로 여기는 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


박 대통령 스스로 한탄했듯이 국회 도움 없이, 또 국민여론의 지지 없이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다. 대통령의 꿈을 무한대로 펼치게 해줄 수 있는 힘은 국회, 국민과의 소통이다. 그런데 이를 위한 필수능력 '공감'(共感)이 청와대에서 사라졌다.


공감은 상대방의 다른 의견을 몸 전체로 듣고 일방적으로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다. 경청(傾聽)의 기본 자세다. 박 대통령이 생각하는 공감은 자신과 같은 뜻을 가진 이들의 말을 듣는 것인 듯 싶다.


잘잘못의 진실여부를 떠나 일개 수석 한 사람의 문제로 나라 전체가 시끌벅적거리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이를 청와대 흔들기로 받아들이는 것은 코미디다. 만약 우 수석이 권력의 근간을 흔들 비밀을 쥐고 있지 않다면 말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공감부족과 책임미루기에 일침을 가한 바 있다. "가난한 이의 부르짖음에 '공감'하지 못한다.(중략) 마치 이 모든 일이 우리의 책임이 아니라 누군가 다른 사람의 책임인 것 처럼 말이다."


소통은 승패를 다투지 않는다.


인간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주된 원인 중 하나가 커뮤니케이션을 일종의 승부나 게임으로 보기 때문이다. 자신의 의견이 통하지 않으면 '패배'로 생각하는 문화, 상대방의 의견을 따르면 '수치'라고 느끼는 그릇된 사고체계가 소통을 막는다.


그렇다고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일방통행식 소통 과정이 세련된 것도 아니다.


카메라 앞에 놓이는 배우는 물론 의상과 조명, 심지어 무대 위에 놓인 꽃 한송이도 연기를 한다는 '미장센'이 필요한데 청와대에는 이런 의식이 턱없이 부족하다.


친박 일색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청와대 오찬에서 '송로버섯' 논란이 제기된 게 대표적 사례다.


초연결사회(hyper connected society)에서 자신들만의 '비밀스런 속삭임'은 없다. 공감능력을 키워야만 이 정부가 산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