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덩치를 키우면서 국제선 하늘길 점유율 20%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20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LCC들의 올 상반기 국제여객 수송점유율은 17.87%를 기록했다. 연간으로는 2013년 11.1%, 2014년 12.9%, 2016년 16.3%로 탑승객 수가 해마다 20% 이상의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양대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점유율은 각각 27.01%, 19.51%를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점유율은 작년 상반기(20.90%) 대비 1.39%포인트 하락하며, 17년 만에 20%선 밑으로 떨어졌다.
1988년 설립된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여객 수송점유율은 출범 11년째인 1999년 20.6%로 처음 20%선을 돌파한 뒤 2010년 25.07%로 고점을 찍은 후 줄곧 약세를 보여왔다.
대한항공의 점유율도 작년 상반기(28.70%) 대비 1.69%포인트 감소했다. 연간 점유율은 2009년 39.90% 고점을 찍은 뒤 2010년 34.20%, 2012년 30.30%, 2013년 27.00%, 2015년 24.30%으로 7년째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양대 대형항공사의 위축은 저가 운임을 내세운 LCC의 시장 확대에 따른 결과다. 2005년 8월 첫 취항 이후 LCC 승객은 11년 만에 1억명을 넘어섰다. 2013년 말 기준 누적 승객 5542만명에서 두배 넘게 증가한 셈이다.
LCC 태동과 성장은 항공권 가격 거품을 빼 항공산업 전체 성장에 기여했다. 기내식 등의 기내 서비스 최소화와 외주용역을 통한 항공기 유지 관리비 최소화, 티켓의 영업유통 과정을 단순화해 운임 단가를 최대한 낮춘 결과다. 이 같은 비용 구조 개선으로 항공수요와 선택의 폭을 넓히면서 세를 확장했다.
이들 LCC는 '수송'이라는 기본에 집중해 비용을 절감하면서 경쟁력을 키웠다. 에어부산 등 일부 항공사는 대도시를 벗어나 지방공항을 거점으로 하면서 비용절감에 나서기도 했다. LCC는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소비자 폭을 넓혔고 '박리다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해왔다.
LCC는 기내식과 좌석 예약 서비스, 공항 라운지 서비스를 유료화하는 방식으로 부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올 상반기 항공사업부문 매출액(3353억원) 중 기내판매로 올린 매출은 81억원(2.4%) 수준이다.
LCC들은 항공기 도입과 중장거리 국제노선 증편 등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제주항공은 상반기에만 3대의 항공기를 도입해 전체 항공기 운용대수가 25대로 늘었다. 지난해까지는 22대였다.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은 올해 각각 인천~후쿠오카, 부산~울란바토르 등 신규 노선 개설에 나서고 있다.
LCC 관계자는 "올해로 출범 11년째를 맞는 LCC가 시장 점유율 20%를 목전에 둘 만큼 성장했다"며 "이로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양강체제도 LCC가 포함된 3파전으로 재편됐다"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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