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복합역사에 600억 투자…항공과 연계한 에어텔상품 개발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국내 1위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이 업계 최초로 호텔사업에 진출하며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17일 제주항공은 호텔사업에 진출해 항공 부문과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제주항공은 전날 이사회를 열어 호텔사업 투자 등의 안건을 의결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항공과 호텔을 연계한 에어텔(항공권+숙박) 상품 개발 등으로 서비스 차별화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을 찾는 해외 여행객 신규 유치 등 시장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제주항공의 호텔사업 투자 규모는 약 600억원이다. 애경그룹 계열사인 마포애경타운이 짓는 홍대입구역 복합역사에 지상 17층, 연면적 5만4000㎡ 규모의 최신식 복합쇼핑몰과 함께 준공될 예정이다.
이번 호텔사업 진출은 제주항공의 모회사인 애경그룹의 안용찬 부회장이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제주항공의 대표이사로 애경그룹의 생활항공부문을 이끌고 있는 안 부회장은 2005년 LCC 시장 진출한 이후 장기화된 적자 구도를 깨고 제주항공을 애경그룹의 효자회사로 탈바꿈시키는 데 기여했다. 제주항공은 대형 항공사의 3분의 1 수준으로 운임을 낮추고도 사상 최고 영업이익률을 갱신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왔다.
이와 함께 제주항공은 중고 항공기를 임대해서 쓰는 운용리스 방식에서 벗어나 금융리스 방식을 통해 항공기를 직접 구매하기로 했다. 제주항공이 구매계약을 체결하는 항공기는 현재 운용 중인 항공기와 동일한 기종인 보잉 737-800기 3대로 2018년 도입될 예정이다.
항공기를 직접 구매에 나서는 LCC는 국내에서는 제주항공이 처음이다. 미국 제트블루 72.1%, 사우스웨스트 83%, 말레이시아 에어아시아 95% 등 자본력이 있는 해외 주요 LCC들은 이미 항공기 자가보유 비중을 70~90%대로 유지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금융리스 방식은 초기 투자부담이 크지만, 중고 항공기를 도입하는 운용리스와 달리 정비비가 크게 발생하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다"면서 "금융리스 도입 항공기를 차차 늘려가면서 수익 구조도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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