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화 인턴기자] 리우올림픽 복싱 동메달리스트 미사엘 로드리게스(22)와 블라디미르 니키틴(26)이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다.
'각설이 복서' 로드리게스는 지난 19일 출전한 남자 복싱 미들급(75㎏) 준결승에서 우즈베키스탄의 베크테미르 멜리쿠지에프(20)에게 0-3으로 졌다. 올림픽 복싱에는 동메달 결정전이 없다. 동메달을 확정했다.
로드리게스의 동메달은 사연이 많다. 그는 리우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길거리에서 구걸을 했다. 멕시코복싱협회와 정부가 예산이 부족하다며 참가경비를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거리로 나섰다. 올림픽 출전을 위해서였다. '리우에 보내 달라'는 간절한 요청에 시민들은 기꺼이 후원했고 이들은 올림픽 링 위에 설 수 있었다.
로드리게스의 메달은 이번 대회 멕시코의 첫 메달이었다. 멕시코는 로드리게스 덕에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16년 만에 복싱 올림픽 메달을 얻었다.
로드리게스는 "모든 고통을 감수할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 나를 도와준 사람들에게 메달로 보답하고 싶었는데 행복하다"고 했다.
반면 판정 시비 끝에 준결승에 오른 러시아의 니키틴은 준결승전을 스스로 포기해 빈축을 샀다. 로드리게스와 같이 니키틴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니키틴은 19일 남자 복싱 밴텀급(56kg) 준결승에서 미국의 샤커 스티브슨(19)과 대결을 앞두고 있었지만 부상을 이유로 기권했다. 영국 BBC는 "니키틴이 부상을 이유로 출전을 취소했지만 복싱 협회의 편파 판정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17일 아일랜드의 마이클 콘란(25)과 겨룬 8강전이 논란이 됐다. 니키틴은 복싱 밴텀급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히던 마이클 콘란에게 압도당했다. 얼굴은 피투성이가 됐다. 그러나 심판은 니키틴의 손을 들었다. 심판 전원일치 3-0 판정승이었다. 관중들은 야유를 쏟아내고 콘란은 심판들에게 '손가락 욕'을 하며 분노했다.
콘란은 경기 직후 "내 올림픽 꿈이 산산조각 났다. 승리를 도둑맞았다"고 했다. 국제복싱협회(AIBA)가 18일 뒤늦게 편파판정 논란을 일으킨 심판들을 퇴출시키겠다고 나섰다. AIBA는 "잘못된 판정을 내린 심판들을 나머지 경기에서 배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앞선 경기 결과들은 바뀌지 않았다. 니키틴의 기권은 편파판정 논란을 더 키웠다.
이윤화 인턴기자 yh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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