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국민의당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하루 전인 17일 대북정책과 관련한 강연회를 여는 등 본격적인 추모·기념 분위기 조성에 나선다. 김 전 대통령의 적통(嫡統)임을 강조하는 동시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정국에서 '평화통일'의 이니셔티브를 쥐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의 평화경제론' 발전세미나에 참석한데 이어, 오후에는 당 정책위원회가 주최하는 '북핵 23년의 교훈과 김대중의 해법' 강연회, '김대중 정신,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 토크콘서트에 참석하는 등 추모·기념사업에 나선다. 강연회에는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도 귀국 후 첫 일정으로 참석해 축사를 한다.
김 전 대통령 서거 7주기를 맞아 별도의 사전행사를 기획하지 않은 더불어민주당과 달리, 국민의당이 추모·기념행사에 적극적인 것은 '호남석권'으로 김 전 대통령의 적통을 계승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초 야권분열로 김 전 대통령을 따르던 박 위원장 등 동교동계 다수가 국민의당으로 적을 옮긴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실제 이날 평화경제론 세미나를 주최하는 김대중기념사업회의 이사장은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상임고문이고, 강연회를 공동 주관한 최경환·박선숙 의원 역시 각각 비서관, 청와대 공보수석을 지내며 김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특히 국민의당이 정책위 차원에서 국민의정부의 대북정책에 강연회를 여는 것은 사드 문제와 관련, 외교·안보·평화 등을 두고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최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은 평생 동안 남북문제 해결과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했다"며 "사드배치 결정으로 위기를 맞은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에서 김대중의 북핵문제 해법에서 그 교훈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대중평화센터는 김 전 대통령 서거일 당일인 18일 오전 10시 국립현충원에서 유가족, 정·관계 인사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7주기 추모행사를 거행한다. 아울러 이날 오후에는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야 3당 의원,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등이 참석하는 사드배치 국민대토론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