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열병합발전소 수주..올 해외서 43억달러 계약
3년만에 선두 탈환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삼성물산이 올 해외건설 수주 1위 자리에 올랐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저유가 장기화로 업계 전체의 해외수주가 줄어드는 가운데 영국에서 일감을 확보하며 거둔 성과라 눈길을 끈다. 앞서 수주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연이어 수주에 성공한 만큼 향후 추가수주 가능성도 높다.
16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영국 MGT파워가 개발하고 맥쿼리와 덴마크 연기금 PKA가 공동투자한 바이오매스 열병합발전소 프로젝트를 지난 10일 수주했다. 이 프로젝트는 런던에서 북쪽으로 430㎞ 떨어진 티스 항구에 299㎿급 발전소를 짓는 공사로 삼성물산은 스페인 건설업체인 테크니카스 레우니다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했다. 총 공사금액은 6억5000만파운드로 삼성물산 지분은 27%(2519억원) 정도며 오는 2020년 초 공사를 마쳐 상업운전에 들어갈 계획을 갖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새로 짓는 바이오매스 열병합발전소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로 꼽힌다. 열병합발전소는 임산물이나 임업부산물 같은 생물질연료를 연소해 열과 전기를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 기술로 탄소배출을 줄인데다 태양광ㆍ풍력 등 다른 신재생에너지에 비해 날씨 영향을 덜 받고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회사 관계자는 "세계적인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삼성물산은 이에 앞서 지난달 홍콩공항공사가 발주한 첵랍콕 국제공항 지반개량 공사를 수주했다. 총 공사비 3억4000만달러 규모 가운데 삼성물산은 70% 지분을 갖는다. 첵랍콕 공항 확장을 위한 1단계로 추진중인 이번 프로젝트는 새 활주로 부지를 매립하기 전 해저 수심 7m 아래 연약지반을 개량하는 공사다. 품질과 안전관리 규정이 엄격한 홍콩 건설시장에서 정부가 발주한 고난이도 공사를 수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올 들어 해외공사를 잇따라 수주하면서 삼성물산은 국내 건설사 가운데 해외수주액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올해 해외공사 계약액은 이날 기준 43억7857만달러로 2위 업체보다 2배 이상 많다. 현 순위를 연말까지 이어간다면 창사 후 처음으로 해외건설 수주 1위에 올랐던 지난 2013년 이후 3년 만에 선두로 올라서게 된다. 삼성물산의 지난해 해외수주액은 56억4706만달러로 현대엔지니어링에 이어 2위였다.
올해 수주한 공사를 보면 영국ㆍ홍콩을 비롯해 싱가포르ㆍ말레이시아 등 국내 건설사의 텃밭으로 꼽히는 중동지역 국가가 없는 게 눈에 띈다. 저유가로 재정난에 시달리면서 현지 정부의 공사발주가 급감하는 가운데 시장다변화를 꾀한 삼성물산의 전략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이 취임한 2013년 전후에는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 저가수주 문제가 불거지면서 회의론이 일었는데, 취임 후 각종 프로젝트의 부실을 정리하면서도 해외 전략시장을 꼽아 내실 있는 수주는 꾸준히 독려해왔다.
최근 잇따른 수주의 배경으로 발주처와 쌓은 신뢰 등이 꼽히고 있어 향후 추가수주도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영국 열병합발전소의 경우 현지에서 진행중인 머시게이트웨이 교량공사 발주처인 맥쿼리가 이번에도 제안한 프로젝트다. 홍콩공항공사 역시 제3 활주로 신설, 제2 터미널 확장 등 후속공사 발주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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