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에 '가성비' 좋아 수요 늘어…7·8월 예약 꽉차
올 크리스마스 특별 프로모션도 벌써 마감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30도 폭염에도 땀흘리며 결혼식?'
예년 같으면 웨딩 비수기로 여겨졌던 7,8월 결혼이 최근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을 우선시하는 예비 신혼부부들에게 새삼 주목받고 있다. 봄ㆍ가을이 아닌 비성수기에 는 같은 특급호텔이더라도 여름 웨딩 프로모션 등을 통해 저렴하게 치를 수 있기 때 문이다. 이에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도 호텔 웨딩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이같은 트렌드를 반영해 특급호텔들은 벌써부터 12월 웨딩고객 잡기에 나섰다.
9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더플라자호텔은 올 7,8월 여름 웨딩 수요가 2014년 대비 2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호텔 웨딩은 3개월 전에 예약이 마감되기 때문에 '5월의 신부'가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1~2월달에는 예약을 해야한다. 그러나 더플라자호텔은 6월 전까지의 웨딩은 이미 1월에 마감됐을 뿐만 아니라 7,8월 웨딩도 모두 마감된 상태다.
지난달 스타우드호텔&리조트 계열로 리브랜딩한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의 경우 여름 웨딩이 전년대비 30% 증가했다. 특히 30도를 넘나들었던 7월 중순~말에 집중돼있었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역시 여름 웨딩이 전년대비 10% 늘었다. 서혜승 조선호텔 지배인은 "비수기에 웨딩을 진행하면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보다 합리적인 웨딩을 원하는 고객들의 증가가 비수기 웨딩으로 이어지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통상 '비수기'로 여기는 이 시즌에 수요가 몰린 것은 각 호텔들이 제공하는 각종 할인 프로모션 덕이다. 특히 비용 부담을 성수기 대비 크게 덜 수 있다. 일례로 JW메리어트 호텔 서울은 300명 이상의 8월 웨딩 고객에게는 인당 8만원의 특선 코스 메뉴와 하우스 와인, 캔들라브라 테이블 장식과 70만원 상당의 재즈 3중주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웨딩 비수기가 사라지면서 각 호텔들은 여름뿐만 아니라 올겨울 웨딩 프로모션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조선호텔은 올해 처음으로 12월24일과 25일, 크리스마스 파티를 테마로 특별 웨딩 프로모션을 내놨다. 매년 실시하던 크리스마스 특별 공연도 포기했다. 이러한 '한수'는 적중해 해당 프로그램이 출시되자마자 점심 웨딩은 다 마감됐다. 더플라자호텔 역시 매년 12월24일, 25일에는 콘서트 등의 공연을 했지만 올해는 '크리스마스 웨딩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이 기간에는 500만원에 달하는 로비 및 홀장식이 무료로 제공되며 웰컴 드링크와 라이브 재즈 연주, 음ㆍ주류도 50% 할인해 제공된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봄ㆍ가을에만 웨딩을 해야한다는 고정 관념이 있었다면 지금은 웨딩의 시즌이나 형태 또한 다양해졌다"면서 "부모님 하객을 중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예비부부의 지인 위주로 결혼식이 치러지고, 가성비 또한 젊은층들의 주요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비수기 웨딩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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