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국민의당이 9일 텃밭인 전북지역을 찾아 민심청취에 나선다. 새누리당과 지역 내 최대 경쟁자인 더불어민주당이 전당대회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 적극적으로 민생챙기기에 나서 떨어진 안방의 지지율을 회복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전북 전주시 남부시장에서 '민생투어'를 개최하는 등 이틀의 일정으로 전북 민심챙기기를 시작한다. 박 위원장 등은 10일에는 전주에서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열고, 군산에서는 김영란법으로 위기에 처한 농·축산업계, 불황으로 어려운 현대중공업 협력업체단을 만나 애로상황을 청취한다.
이번 국민의당의 전북 방문은 지난 4일 김성식 정책위의장이 시·도 및 시·도 교육청과 예산정책간담회를 갖기 위해 광주·전남·전북을 찾은지 닷새만이다. 특히 전북방문에는 박 위원장과 김 정책위의장은 물론, 비대위원·지역의원 등 모두 16명이 참석한다. 전체의석(38석)의 절반에 가까운 숫자다.
국민의당이 이처럼 텃밭인 호남에 공을 들이는 것은 지난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 이후 좀처럼 지지율 회복세가 보이지 않아서다. 이 중 전북지역의 경우 각종 당직·국회직에서 소외됐다는 불만도 있는 상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 2~4일 실시한 여론조사(남녀 1002명, 응답률 21%,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 따르면 국민의당의 호남 지지율은 24%로, 37%를 나타낸 더민주에 13% 격차로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특히 이번 전북행은 최근 호남을 향한 보폭을 넓히고 있는 더민주에 대한 견제 차원이기도 하다. 앞서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국민의당보다 한발 앞선 지난 2일 광주를 찾아 예산정책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더민주가 전대에 집중하는 사이, 적극적인 민생행보로 텃밭다지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박 위원장은 이날 "10일 전북도의회에서 비대위회의를 열고 전북지역 기초자치단체장, 광역자치단체장을 만나 예산 등 현안을 듣고, 이를 정기국회에서 반영하도록 당력을 모아나가겠다"며 "전북지역 의원들을 전부 참여하지만, 가능한 (다른) 의원들도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전북방문에 무게감을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