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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리우 6]다양한 얼굴에서 브라질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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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리우 6]다양한 얼굴에서 브라질이 보인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만난 브라질리언. 피부색도 생김도 다르지만 이들에게서 차별이나 경계심은 찾아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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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개막 나흘째. 리우데자네이루에 올림픽 열기가 무르익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일요일인 7일(한국시간 8일 오전)에는 오후 11시가 넘어서도 메인프레스센터(MPC) 인근이 관중들로 북적였다. 도로는 전용 차량을 달리는 수송 버스를 제외하고 매우 혼잡했다. 오토바이 사이렌 소리는 요란하고, 나팔과 응원가가 뒤섞여 새벽까지 불야성을 이뤘다.

리우를 누비는 브라질 사람 무리에는 다양한 인종이 공존한다. 유럽계 백인이나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특유의 얼굴이 확연하게 나뉜다. 그래도 인종 차별로 인한 문제는 거의 없다고 한다. 리우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하는 레지시아(27)씨는 "혈통이 다양하고 땅이 넓어 인종끼리 충돌할 우려는 크지 않다. 대신 빈부격차 때문에 계층간 갈등이 매우 심하다"고 했다. 올림픽을 "부자들만을 위한 대회"라고 꼬집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빈민촌 주민들은 평균 50달러(약 5만5000원)씩 하는 경기장 입장권을 사기 어렵고 중계방송을 접하기도 쉽지 않아 올림픽에 무관심하다고 한다.


리우에서 만난 브라질 사람들은 대체로 친절하다. 외국에서 온 관광객이나 취재진을 비롯해 경기하는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크다. 그 중에도 이들이 선호하는 나라나 대륙이 있는 것 같다. 나는 지난 6일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개회식 때 브라질 관중들의 함성을 통해 이를 확인했다. 207개국이 차례로 입장하는 순서였다. 자국을 응원하는 팬들을 제외하고 브라질 관중들이 대체로 크게 호응하는 나라는 유럽이다. 그들은 영국이나 프랑스, 이탈리아 선수단이 들어올 때 훨씬 열렬히 환호했다. 콜롬비아나 에콰도르, 페루 등 같은 남미 지역 나라들도 응원했다.

그러나 가깝고도 먼 나라 아르헨티나의 순서가 되자 상황이 달랐다. 곳곳에서 야유가 쏟아졌다. 이를 의식한 듯 아르헨티나 관중들은 국기를 들고 일어나 큰 소리로 환호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1825년 브라질 남부 시스플라티나주의 독립 문제를 두고 3년 가까이 전쟁을 벌였다. 500일 전쟁으로 불리는 이 전투에서 브라질이 졌고 유럽의 중재 끝에 우루과이가 탄생했다. 이 역사적 앙금을 바탕으로 두 나라는 지금까지도 앙숙으로 지낸다. 월드컵처럼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 때는 상대의 탈락에 기뻐할 정도로 감정의 골이 깊다.


[여기는 리우 6]다양한 얼굴에서 브라질이 보인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관람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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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회식 입장 때 제일 인상 깊었던 순서는 포르투갈이 들어올 때였다. 브라질 사람들은 포르투갈 선수단이 호명되자 휘파람을 불고 박수를 쳤다. 포르투갈은 오늘의 리우를 있게 한 나라다. 현재 갈레앙 국제공항이 있는 구아나바라만을 1502년 1월 포르투갈의 탐험가 가스파 데 레모스가 처음 발견했다. 그가 대서양과 연결된 바다의 만(灣)을 강의 하구로 착각해서 붙인 이름이 포르투갈어로 '1월의 강'을 뜻하는 리우데자네이루(Rio de Janeiro)다. 포르투갈이 브라질을 식민지배하며 1763년부터 수도로 삼은 지역도 리우다. 최대 식민지였던 브라질이 1822년 독립할 때까지 포르투갈 지배층은 아프리카나 원주민 노예들을 이곳으로 데려왔다. 국민 대다수가 포르투갈어를 쓰고, 다양한 인종이 공존하게 된 배경일 것이다. 리우를 포함한 브라질리언은 포르투갈과 식민지배에 대한 반감이 크지 않다고 한다. 레지시아씨는 "우리는 역사를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인다. 그들(포르투갈)을 싫어하지도 사랑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개회식에서도 태초의 브라질을 묘사하며 자신들을 식민지로 삼았던 유럽인(포르투갈)을 침략자가 아닌 이 땅에 '도착'한 사람으로 표현했다.


다양한 인종이 한데 어우러진 만큼 이들의 문화도 계층의 벽이 없다. 브라질을 대표하는 삼바는 식민지배 때 이주한 노예나 노동자들이 시름을 잊기 위해 즐긴 노래와 춤에서 유래했다. 무예와 음악, 춤이 결합한 전통무술 카포에이라도 16세기 후반 앙골라에서 브라질로 간 노예들이 만들었다. 피부색과 생김은 다르지만 음악 하나로 열광하고 단결하는 이들에게서 브라질과 리우의 역사가 조금씩 보인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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